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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오겜2', 첫 화부터 구구절절…이정재도 안 보인 '오합지졸'[TEN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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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류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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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다가 식상하다가 갑자기 총성이 난무한다. 그야말로 오합지졸의 연출이다. 마치 잘못 만든 짬뽕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지난 26일 오후 5시 공개됐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오징어 게임'의 속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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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속 빈 강정'이었다. 시즌 1으로는 빌드업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을까. 1화와 2화는 캐릭터 설명과 성기훈(이정재 분)이 다시 게임에 참가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허비한다. 무려 2시간 동안 주인공들의 서사 쌓기가 계속되는 셈이다.

1, 2화에는 양복남(공유 분)의 서사와 사채업자 최우석(전석호 분)의 공조 장면이 더해진다. 이미 성기훈과 프론트맨(이병헌 분)을 포함해 10명이 넘는 주연급 배우가 출연하는 '오징어 게임' 시즌2인 탓에 빌드업이 꽤나 오래 지속돼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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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는 시즌1을 재탕했다. '오징어 게임2'의 마스코트 영희가 나오는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첫 번째 게임으로 반복된다. 영희의 눈에 동작 감지 센서가 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총 맞아 죽는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시즌 1과 포맷은 같다. 다만 이미 게임을 해본 이정재가 다른 참가자들에게 절대 움직이지 말라며 팁을 전수해주는 정도다. 이 과정에서 이정재는 특유의 긁는 목소리로 "얼음" "얼~음" "얼음~" 여러 차례 반복하며 위기에 빠진 참가자들을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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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4화와 5화에서는 변주와 전복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 두 번째 게임은 ‘5인 6각’. 다섯 명이 옆 사람의 다리를 묶고 무지개색 동그란 원을 제한 시간 안에 돌아야 한다. 5명이 각각 딱지치기, 비석 치기, 공기놀이, 팽이 놀이, 제기차기를 통과해야 한다. 시간 안에 통과하지 못하면 마찬가지로 총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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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짝짓기 게임’도 있다. 참가자들은 회전목마가 가운데 놓여 있는 커다란 원형 공간에 서 있다. ‘둥글게∼둥글게∼’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원형 공간이 돌아가고, 어느 순간 화면에 숫자가 뜬다. 해당 숫자에 맞춰 짝을 지어 방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여러 가지 모습도 볼 수 있다. 양보와 희생이라는 것을 통해 목숨까지 바치는 잔인한 게임이 되기도 하고 생존을 위해 다른 이를 강제로 죽이기도 한다. 사람이 얼마나 쉽게 타인에게 고통과 폭력을 가할 수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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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6화와 7화에는 성기훈이 게임을 멈추게 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장면이 이어진다. 참가자들과 함께 가면을 쓴 자들의 총을 빼앗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눈다. 마치 전쟁 영화 같다. 수 십명이 죽어 나가고 게임장은 핏빛으로 물든다. '오징어 게임'이 아닌 '오징어 전쟁'으로 보이기도 했다.

결론적인 평가를 하자면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풀어야 할 이야기는 많고, 배우도 넘쳐난다. 분량엔 한계가 있고 전개는 빠르게 진행해야 하다 보니 중간중간 놓치는 것들이 있었다는 느낌이다.

각 인물의 갑작스러운 심리 변화나 프런트맨을 의심조차 하지 않는 성기훈의 어리바리한 모습은 당황스러우며 납득하기 어렵기까지 하다. 사건과 사건이 이어 붙지 않는 인상을 준다.

물론 지난 시즌에서 주요 인물이 모두 사망해 거의 모든 캐릭터를 세팅해야 했기에 시즌2의 빌드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만 시즌1에서도 허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시즌2에서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는 점에서 극본과 연출에 실망스러운 부분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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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할 말이 너무 많다는 것. 성기훈이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과정, 황준호(위하준 분)이 예비역들과 섬을 찾는 모습, 새로운 참가자들의 서사, 프런트맨이 1번 참가자로 게임에 출연하는 모습 등 담아야 하는 것이 많아 복잡하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작지만 중요한 디테일은 놓칠 수밖에 없었다.

심플했던 시즌1에 비해 머리 아픈 시즌 2다. 7화까지 다 본 지금, 기억에 남는 건 타노스를 연기한 탑의 오글거리면서도 어색하게 뱉어낸 랩뿐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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