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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개혁 주역 … 만모한 싱 前총리 별세

매일경제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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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개혁 주역 … 만모한 싱 前총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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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시장경제 기틀을 마련해 고속 성장을 이끈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가 9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싱 전 총리는 이날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뉴델리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최근 노인성 질환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싱 전 총리는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 출신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이던 1932년 현재 파키스탄에 속하는 펀자브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1947년 인도·파키스탄 분할 이후 가족과 함께 인도 암리차르로 이주했다. 암리차르는 인도 북부 펀자브주의 시크교 도시로 싱 전 총리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최초의 비(非)힌두교 총리다. 싱 전 총리는 인도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옥스퍼드대로 진학했다.

재무장관 재직 시절인 1991년 사회주의경제 체제였던 인도를 시장경제 체제로 변모시킨 경제개혁의 주역으로 꼽힌다. 2004년 71세의 나이로 총리직에 오른 뒤 2014년까지 10년간 재임하며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싱 전 총리 재임 시절인 2004~2010년 인도는 연평균 8%가 넘는 기록적인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2006년에는 미국·인도 핵 협력 협정을 체결하며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극적으로 전환한다. 조지 부시 당시 미 행정부와 체결한 이 협정은 인도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핵기술과 연료를 제공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1998년 인도의 핵실험 등으로 냉랭했던 미국·인도 관계가 동맹으로 전환된 기점으로 평가된다.

2010년 교육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교육권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싱 전 총리는 교육권법을 제정하며 "어렸을 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석유램프 불빛 아래서 공부했다"며 "교육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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