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리뷰…재미에 집중, '시국' 연상 스토리
루즈한 초반부 극복한다면, 시즌3까지 '정주행 각'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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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의 시즌2가 전 세계 팬들의 기대 속에 26일 오후 5시 베일을 벗었다. 3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 '아 XX 기훈이형!'은 없다, 달라진 이정재 vs 언더커버 이병헌
시즌1에서 오징어 게임의 최종 우승자가 되어 456억 원을 받은 성기훈(이정재 분)은 호화로운 삶 대신 오징어 게임을 부수기로 결심한다. 성기훈은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이들에게 초대장을 건네는 일명 '양복남'(공유 분)을 다시 만나기 위해 2년간 돈과 사람을 써가며 추적에 나선다. 프론트맨의 정체를 알고 총상을 입었던 위하준 역시 경찰의 신분으로 돌아가 게임이 펼쳐지는 섬을 찾아 헤맨다. 성기훈은 양복남과의 혈투 끝에 다시 게임장 안에 들어온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돈에 눈이 먼 456명이 모인 게임장은 욕망과 살의로 가득 차고 파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성기훈은 자신이 이 게임의 경험자임을 알리면서 매일 진행되는 '게임 포기' 찬반투표를 통해 게임을 종료시킬 것을 종용한다. 이때 시즌1의 프론트맨(이병헌 분)이 게임에 직접 관여한다. 상황은 성기훈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성기훈은 자신이 경험한 결말이 아닌 반란을 일으키기로 결심한다. 참가자 그리고 주최 측, 또 진행요원들의 이야기는 시즌2에서 더 확장되고 깊어졌다.
◇ 시즌1 재미 포인트는 그대로, 시즌2 달라진 것은.
성기훈 그리고 시청자는 이미 '오징어 게임'을 알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거대한 영희 인형의 얼굴이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익숙한 것. 시즌2는 시청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게임을 어떻게 하면 더욱 새롭게 즐길 수 있게 할지 고민해, 익숙한 흐름 속에 반전을 심어두었다. '무궁화 꽃' 게임의 참가자들의 당황스러운 얼굴 속에서 총성이 울리고 피가 튀면서 본격적인 '오징어 게임' 시작을 알린다. 성기훈처럼 시청자가 다음을 예측할 때면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 동심을 담은 알록달록한 배경과 명랑한 동요 속에서 진행되는 '데스게임'은 잔인한데 우스운, 묘한 감상을 안기며 이 드라마만의 특징을 부각한다.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의 서사가 누적되면서 더 복잡한 관계도가 익숙해져 인물 간의 갈등 요소의 재미를 높인다. 시즌1이 데스게임 장르의 비중이 높았다면 시즌2는 게임의 전말을 알고 있는 성기훈, 언더커버 프론트맨의 존재가 심리 스릴러의 재미를 더하고, 후반부로 치달으면서 액션도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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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떠오르게 한 '오겜2', 시청자들의 몰입감은.
앞서 황동혁 감독은 매 게임 진행되는 게임 진행 OX(찬반) 투표가 시즌2에서 중요하다면서 "요즘 투표에 대한 이야기 많이 나오는데 그런 상황을 투표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면서 현실과 닮은 점을 찾아보는 재미를 예고했다. 시즌2는 다수결에서 한 표를 더 얻기 위한 '선동'과 '난투극'이 등장한다. 최근의 국내 뉴스를 가득 채운 장면을 연상하게 만든다. 또한 게임의 전체 설계자를 끌어내리고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가 가득한 성기훈을 앞세운 내란과 이를 진압하려는 부대원들의 대결 장면들도 시청자들의 감상평 중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국'을 닮은 점이 '오겜2'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요소다.
◇시즌3로 향하는 대서사, 아쉬움은.
"최고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겠다, '이게 재미없으면 뭐가 재미있나' 말을 듣도록 이야기를 썼다"라던 황동혁 감독의 말처럼, '오징어 게임2'는 오락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역대급 흥행 기록의 전작을 잇는 만큼 높아진 기대치를 감안해도, 몰입도 높은 이야기와 볼거리, 매력 있는 캐릭터들로 채운 시즌2다.
다만 시즌1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노력은 이해되나, 초반부는 다소 지루함을 피하기 어렵다. 2년의 세월을 부여했지만 그사이에 '한심한 루저'로 표현됐던 성기훈이 시즌2에서는 이타적이고 현명한 데다 전투력까지 갖춘 지도자가 된 과정도 의아함을 남기는 지점이다. 또 드라마는 시즌1보다 확장되어 참가자, 주최 측, 경찰, 진행요원 등 각 무리의 발전된 서사를 다루는데 이야기가 한 곳에 모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매번 진행되는 투표에서 벌어지는 참가자들의 설전이 반복되는 구간도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이미 예고된 대로, '오징어 게임'은 시즌2를 거쳐 3편에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재미를 유지하면서 판을 더 키운 만큼 대서사의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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