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개인 순매수 ‘TOP100’ ETF 중 美 투자 종목 63개
순매수액 1.5조…非 미국 투자 ETF 순매수액 1.8배
“내년 상반기까지 美 자산 추종 ETF 순매수세 강세 전망”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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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3주간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의 7할 이상이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확연하게 강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 등으로 ‘투자 이민’을 떠나지 못하고 남은 ‘동학개미(국내 증시 소액 개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 내에서 미국 투자 자산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리는 종목들에 대한 비중을 높이며 ‘간접적 투자 이민’ 행렬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25일 헤럴드경제는 연합인포맥스 자료를 활용해 비상계엄 후 3주간(12월 4~20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과 종목별 수익률에 대해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 미국 주식·채권·달러화(貨) 등을 기초 자산으로 추종하는 ETF 종목에 대한 순매수액은 1조5018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증시 등의 수익률을 추종하며 미국 관련 자산에 투자하지 않는 ETF에 대한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8382억원) 규모의 1.8배에 이른다.
종목 수로도 개인 순매수액 상위 100개 종목 중 미국 관련 자산을 추종하는 ETF 종목 수는 63개로 37개에 그친 비(非) 미국 자산 투자 ETF 수를 압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당 기간 개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총 2조722억원 규모의 ETF를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수액 중 미국 관련 자산 투자 ETF의 순매수액(1조5018억원) 비율이 72.47%에 이를 정도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는 의미다.
개별 종목으로 봤을 때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1위 종목 자리는 2555억원을 기록한 ‘TIGER 미국S&P500’이 차지했다. 해당 ETF는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한다.
순매수액 상위 10위권 내엔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ETF가 7개나 이름을 올렸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1136억원으로 4위였고, 5위 ‘KODEX 미국S&P500TR(1024억원)’, 6위 ‘TIGER 미국나스닥100(893억원)’, 8위 ‘KODEX 미국나스닥100TR(678억원)’, 9위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612억원)’, 10위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469억원) 순서로 뒤를 따랐다.
이 기간 미국 자산 투자 ETF의 수익률도 한국 증시 등을 추종하는 다른 ETF나 코스피·코스닥 지수 등에 비해 대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 중 대표적인 고(高)수익 미국 투자 ETF 종목은 15.67%의 수익률을 기록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다.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테슬라와 미국의 테슬라 레버리지 ETF를 약 50% 담고 있는 상품이다. 지수·자산 등락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까지 다 동일 선상에 올린 채 비교하더라도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의 수익률은 17.33%를 기록한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에 이어 전체 2위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이 밖에도 ‘KODEX 미국서학개미(7.27%)’,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3.19%)’, ‘TIGER 미국나스닥100(2.69%)’, ‘KODEX 미국나스닥100TR(2.65%)’ 등이 대표적인 고수익 미국 자산 투자 ETF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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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등 한국 자산을 추종하는 ETF 가운데서 개인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향후 추가적인 지수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종목들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2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346억원)’와 3위 ‘KODEX 레버리지(2300억원)’가 대표적이다. 이들 ETF는 각각 코스닥150 지수와 코스피200 지수의 하루 상승률을 2배로 따라가는 상품이다.
비상계엄 이후 지난 20일 종가까지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3.84%, 3.26% 하락했다. 올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땐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9.46%, 22.88%씩 떨어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내림세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한 수준이란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 이어지고 있다”면서 “연말의 경우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지만, 연초 반등세를 기대하고 공격적으로 베팅에 나선 자금들이 국내 증시 대표 지수 ‘레버리지’ ETF 상품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500선 이하는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 확대 전략 유효하고 2400선 이탈은 단기 과도하락으로 판단해 비중 확대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상사·자본재·건설·기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실적 대비로도, 주가 측면에서도 낙폭과대 업종”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회전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활력이 떨어진 모습이 뚜렷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선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직후인 내년 상반기에는 셧다운 우려, 고관세·고환율 정책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미국 증시가 한 차례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고 관련 ETF를 대거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증시가 약세로 접어들 경우 국내 순매수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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