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단독] ‘총선 전 계엄’ 윤석열 발언 당일 신원식, 김용현 불러 대책 논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9월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24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조만간 계엄을 하겠다”는 발언을 들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이 김용현 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전 국방부 장관) 등을 불러 계엄 실행을 막기 위한 논의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의 계엄 계획이 단순한 엄포 수준을 넘어 실제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상당했고,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갑자기 국방부 장관을 교체(신원식→김용현)한 것도 계엄 실행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최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을 조사하면서 “지난 3월 말 신원식 장관이 윤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계엄’ 발언을 들은 뒤, 같은 날 김용현 경호처장을 장관 공관으로 불러 윤 대통령의 계엄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대책을 논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신 장관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 처장 등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로 불러 저녁 식사를 하면서 격해진 상태로 시국 걱정을 하며 “조만간 계엄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였다. 이 자리에서 신 장관과 조 원장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는데, 계엄 실행이 우려된 신 장관이 저녁 자리가 끝난 뒤 바로 김 처장과 여 사령관을 따로 불러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당시 신 장관 공관에서 진행된 대책회의에 참석한 여 사령관은 “‘계엄령이 발령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때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이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계엄 의지를 밝힌 지난 3월 말은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발 악재가 쏟아지던 때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으로 야권에선 해외 도피 비판이 쏟아졌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불화, 의료 대란 등으로 여당의 총선 대패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때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약 5개월 뒤인 지난 8월12일, 윤 대통령은 김 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로 인해 부임한 지 10개월밖에 안 된 신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으로, 부임한 지 8개월 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연쇄 이동했다. 윤 대통령이 충암고 동문 김 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앉히면서 외교안보라인이 1년도 안 돼 재편되는 이례적인 인사였다. 당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는 우리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이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군 통수권자의 의중”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실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비상계엄을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한 게 맞다”며 김 전 장관이 12·3 사태의 핵심이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제보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2·3 내란사태의 전모를 집중 취재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내란이 계획·실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들과 내란에 연루된 이들의 의심스러운 행위에 대해 아는 내용이 있는 분들은 메일(123@hani.co.kr)로 제보해 주십시오.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공동체의 공익과 시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만 사용하겠습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