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샤 알뎁스. 엑스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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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과도정부 고위직에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임명된 아이샤 알뎁스 여성 문제 담당 국장이 새로운 시리아에서는 여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개혁 성패가 여성 인권 보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알뎁스 신임 국장은 이날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알자지라와 인터뷰하며 “시리아 여성이 매우 유능하고 모든 분야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며 “오늘날 우리는 그들을 다시 새 나라, 자유로운 나라를 재건하는 역할로 돌려놓는 과정 중”이라고 말했다.
알뎁스는 전날 시리아 과도정부의 여성 문제 담당국 국장으로 임명됐다. 시리아 과도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은 여성은 그가 유일하다. 알뎁스는 다마스쿠스에서 태어나 다마스쿠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권 및 인도주의 활동가 출신으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와 이웃국 튀르키예의 시리아 난민촌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최근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면서 오바이다 아르나우트 대변인이 여성은 생물학적 본성 탓에 국방과 같은 역할은 맡을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발언은 시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받았으며 과도정부의 여성 정책에 관한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알뎁스는 자신을 수장으로 하는 여성 문제 담당 기구가 설립된 것이 그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여성을 사회, 문화, 정치 기관에 참가시키고 자격을 갖춘 여성을 의료 및 교육 부문에 채용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리아 내 모든 지역과 모든 민족의 여성들이 향후 국가 회의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알뎁스는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통치하던 시기 교도소에 수감됐던 여성들에 관한 조사를 준비하고 지원 계획을 세우겠다고 했다. 그는 교도소 기록이 조작돼 여성 수감자들의 행방이 불분명해졌다며 “구금됐던 여성을 위한 직통전화(핫라인)를 개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에게는 재활을 위한 심리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들이 교도관 고소를 준비함에 따라 법적인 보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리아 과도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을 두고 국제사회는 아직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과도정부 주축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과거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이었다. 이들은 이들리브 일대를 통치하면서 여성의 복장, 이동, 교육 및 취업 기회, 공공생활을 엄격히 제한했던 전력이 있다. 조혼, 성범죄, 정치적 권리 제한, 교육 제한 등으로 시리아 여성 인권은 취약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과도정부의 개혁이 성공하려면 여성 권리 보장 정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잔 고헬 런던정경대 연구원은 포린폴리시(FP)에 ‘여성 인권이 배제된다면 시리아는 실패한 국가가 될 위험이 있다’는 글을 기고해 “여성혐오는 문화 문제가 아니고 극단주의의 원동력이다. 여성의 권리가 억압되면 광범위한 사회적 불안정이 발생해 테러리즘이 번성하는 조건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리비아에서 여성혐오 심화와 맞물려 사회적 분열과 극단주의가 초래된 사례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그는 “HTS의 여성혐오적 관점을 고려하면 국제사회는 여성 권리 보호를 해외 원조의 조건으로 강력히 내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시난 하타헷 박사도 ‘애틀랜틱 카운슬’ 기고에서 “시리아의 현실에선 여성의 역할이 필요하다. 장기 내전으로 많은 남성이 사망하면서 여성은 가계를 부양하고, 일하고, 경제 활동에 많은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여성은 유의미한 정치 참여에 도달해야 한다. 새 정부는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시리아 재건의 필수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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