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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尹 탄핵안 쓴 김용민 "朴 전 대통령 때와 차원이 달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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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소통관]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쟁점은 단순·사안은 더 중대···상황 빠르게 종식해야 국민들도 일상으로 돌아와···헌재 결정, 늦어도 내년 3월 초 전에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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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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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탄핵은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국민을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을 초래한 사안에 대해 헌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빠르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일찍 나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보다 빠를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경우, 탄핵안이 의결된 후 헌재 결정이 나기까지 91일이 걸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63일이 걸렸다.

김 의원은 "쉽게 예상할 수는 없지만 한 두 달 내로, 내년 1~2월 정도쯤에는 (헌재 판단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 늦어도 3월 초 전쯤에는 끝날 것이라고 보고, 또 끝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때보다 쟁점은 단순하고 사안은 훨씬 더 중대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가가 '내전 상태'까지는 아니지 않았나. 지금은 사실상 대통령과 국회의 내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내전이라는 표현은 사실 고상한 표현이고 '내란'으로 봐야 한다. 이 상황을 빠르게 종식해야 국민들도 안심하고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헌재도 그 부분은 강렬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윤 대통령 탄핵안 작성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탄핵안은 앞서 '투표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된 첫 번째 탄핵안보다 16쪽이 더 많은, 총 44쪽의 분량으로 작성됐다. 탄핵안은 형사재판으로 치면 공소장과 같다. 검사 출신 윤 대통령 측과 국회 탄핵소추단은 향후 이 탄핵안을 기반으로 현재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된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첫 번째 탄핵안이 폐기된 직후 김남준 변호사(법무법인 시민), 이윤재 명지대 교수, 유승익 한동대 교수 등에게 연락을 드렸다. 다음날부터 넷이 의원실에서 밤새 가며 만들었다"며 "탄핵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른 내용은 다 쳐내고 오직 위헌적인 계엄과 내란 행위만 명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헌재 절차에 신속하게 협조하고 빠르게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또 내란과 관련한 특별검사법을 통해 빠른 수사와 윤석열에 대한 신병 확보, 즉 체포 내지 구속을 신속하게 해서 아무리 (윤 대통령 측에서) 재판을 지연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및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만약 임명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탄핵해야 한다"며 "최대한 우리도 자제하면서 국정 안정에 주력하겠지만 국정 안정과 내란을 진압하는 행위는 서로 충돌할 영역이 있을 수 있다. 그때는 내란 진압이 우선이라고 본다. 내란을 진압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전부를 탄핵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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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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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김 의원이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첫 번째 이유는 내가 '윤석열 탄핵'을 굉장히 오랫동안 외쳐왔던 사람이라서 탄핵에 대한 이해도와 윤석열의 잘못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실무적 문제였다. 이전의 다른 탄핵안들이 당론 발의되는 과정에서 결국 다 내 손을 거쳤다. 특히 이번 사안은 시간 싸움이었기 때문에 내가 직접 내용을 작성하고 수정했다.

-지난 4일 발의한 첫 번째 탄핵소추안과 비교했을 때 지난 12일 발의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탄핵 근거를 내란 행위로만 좁혔다. 이러한 전략을 선택하게 된 과정은 무엇인가?

▶(첫 번째 탄핵안에) 윤석열이 잘못한 걸 다 썼더니 그게 탄핵 사유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문제가 복잡해진 것이다. 이번에는 그런 해석의 여지 없이 우리가 생각하는 탄핵 사유는 '위헌적인 계엄과 그로 인한 내란 행위'라고 명확하게 했다. 이같이 바꾼 것은 탄핵 절차를 매우 빠르게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내란이 성공했으면 온 국민이 피를 흘릴 수도 있었다.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초집중해서 빠르게 가자'고 결정했다.

-탄핵소추안을 작성하면서 가장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웃픈(웃기고 슬픈) 이야기인데 탄핵안을 작성하면서 계속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서 계속 수정해야 했다. 문서가 논리적으로 흐름이 이어져야 하는데 중간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전체를 뒤집어서 다시 쓰고 해야 했던 과정이 어려웠다.

-탄핵소추안 내용 중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헌법재판소법 51조에 따라 '형사 재판받는 도중에는 재판을 정지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가져왔다. 이 논리에 휩쓸리지 않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였다. 그래서 내란죄가 아니라 내란 행위가 탄핵 사유여야 했다. 내란죄로 쓰면, 내란죄 성립 여부가 법원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에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하지만 내란 행위 자체가 이미 중대한 헌법 위반임을 강조해서 형사 재판과 무관하게 헌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하나 힘줘서 쓰고 싶었던 것은 이 내란을 결국 국민, 국회 보좌진, 국회 직원들이 같이 막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본문에도 그런 내용이 들어갔고 각주에도 월담한 의원·직원명 취합된 부분은 다 넣으려 했다. 지금은 (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3일 기억이 생생하지만 10년 뒤, 20년 뒤, 혹은 100년 뒤엔 아무도 이걸 기억 못하고 '윤석열이라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내란을 했다가 국회가 탄핵을 의결했다' 정도의 사실만 남을 가능성이 높고 진짜 고생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의 이름을 헌정사에 영원히 남을 수 있는 탄핵안에 집어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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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12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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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위한 헌법재판소의 첫 변론 준비 기일이 오는 27일 예정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이라는 점을 놓고 '기각'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나의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고 기대일 수도 있지만, (정 재판관이) 오랜 기간 법조 생활을 했고 법조인의 최소한 양심이 있다면 국민에게 총을 들이댄 이 사태에 대해 아무 일도 아니라고 평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불신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면, 거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필요한 조치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단순히 윤석열이 지명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신할 이유는 없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우려와 관련해 플랜비(B)는 있다.

-현재 헌법재판관 임명을 놓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경우 어떤 후속 조치를 밟을 예정인가? 한 권한대행이 탄핵당할 시 한 권한대행의 뒤를 잇는 권한대행도 거부권을 지속하면 탄핵 심판 일정에 지장을 주게 될 수 있지 않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만약 임명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탄핵해야 한다. (추가 탄핵의 경우) 국민들께서 국정 안정을 많이 바라고 계시기에 우리가 그 카드를 함부로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필요하면 하겠지만 함부로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란 진압을 하지 못하면 다 죽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우리가 욕을 먹더라도 국회 권한을 전부 사용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은 국가적,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라고 보나?

▶물론 국가적으로 보면 비극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을 쓰자면 이번에 내란범을 처단한 것이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 아니다. 탄핵 자체가 역사적인 비극이라기보다는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내란 행위를 저지른 것이 역사적 비극에 가깝다고 본다.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탄핵은 안타까운 역사가 아닌, 오히려 그 상황을 국민들이 나서서 이겨낸 긍정적인 역사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빛의 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민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나.

△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시병) 재선 의원(제21·22대) △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2018~2019)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2019~2020)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2020)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2021~2022) 등.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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