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안 할 거면 천만원" 음주운전 목격 후 돈 뜯어내려 한 30대

춘천지방법원. 연합뉴스

음주운전을 목격한 뒤 성관계를 해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8일 밤 춘천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대리기사가 하차한 승용차에서 B씨가 운전대를 잡고 주차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는 지하 주차장에서 B씨에게 성관계해 주지 않으면 음주운전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또 성관계를 하지 않을 거면 1천만원을 달라고 요구해 공갈로 돈을 뜯어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결국 법정에서 서게 된 A씨는 “공갈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과 A씨가 B씨에게 1천만원을 달라는 말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점 등을 근거로 유죄 결론을 내렸다.

A씨가 곧장 음주운전 신고를 하지 않고, B씨의 차량에서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B씨를 만난 사정으로 미루어보아 음주운전 신고를 목적으로 접근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A씨가 B씨와 헤어진 뒤 곧장 전화하고, 이튿날에도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내며 만나려 한 점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에 재판부는 “범행 경위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이해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잘못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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