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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유튜브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캐릭터 소개 영상. 그룹 ‘빅뱅’ 전 멤버 탑(37·최승현)은 자신이 맡은 타노스 역에 대해 “은퇴한 래퍼”라고 짧게 설명한다. 총 10분 19초짜리 영상 후반부에 단 19초만 등장한다.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자 출신의 래퍼로 극에서는 주요 캐릭터를 연기했으나 마치 단역처럼 배치된 것. 공개된 캐릭터 소개 포스터에도 그의 모습은 없었다. 탑은 이달 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사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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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시즌2가 26일 공개를 앞두고 각종 홍보와 마케팅에서 특정 캐릭터 지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반기 OTT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최대 기대작 공개를 앞두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를 기용했다는 논란이 커질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케팅에서 탑을 다 지우면서까지 애쓰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2의 주요 캐릭터로 참여한 탑은 대마 흡입 혐의로 2017년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빅뱅에서 탈퇴하고 배우 활동도 중단한 상태였다. 지난해 6월 탑이 이 작품에 캐스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논란이 점화됐다. “규제에 너그러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활용한 꼼수”는 반발 댓글도 달렸다. 황동혁 감독도 올 8월 기자간담회에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이 우려를 표해서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배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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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뿐만이 아니다. 최근 음주운전, 마약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들의 복귀는 다른 작품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처음 공개된 디즈니 +시리즈의 하반기 주력작품 ‘조명가게’ 역시 2020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배성우를 기용해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배성우는 조명가게를 살피는 수상한 형사 역을 맡았지만,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제작발표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만취 상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곽도원의 ‘소방관’도 주연배우 논란으로 수년간 개봉이 연기됐다 최근에야 개봉했다. 곽도원은 작품 홍보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소방관 예고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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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윤리 문제에 민감한 시청자 인식을 고려하지 않은 제작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들이 범죄를 저지른 뒤 복귀해도 되는지, 자숙 기간을 거치더라도 언제 복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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