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사용, 부정 축재로 '악명'…"형처럼 러시아로 간 듯"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오른쪽)과 동생 마헤르 알아사드 |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최측근들의 행방도 묘연해진 가운데, 시리아에서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동생 마헤르가 수배 1순위에 올랐다.
마헤르 알아사드는 군부 실세로서 시리아 학살을 주도했으며, 이후 국고를 횡령하고 마약 제조에 손을 대는 등 아사드 정권에서 부패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반군이 시리아를 장악하면서 아사드 독재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도피한 가운데 반군은 마헤르를 체포 1순위로 정해 추적 중이다.
마헤르는 과거 제4기갑사단장으로서 2011년에 시작됐던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그는 화학무기를 써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부정 축재로도 악명이 높았다. 국고를 가족 계좌로 빼돌리고 시리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었던 마약 제조, 특히 암페타민이 주성분인 캡타곤 제조를 관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헤르는 북서부에 있던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남쪽으로 진격했을 때 수도 다마스쿠스에 머물렀다.
그는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인 홈스에서 최후의 반격을 계획했고, 지난 7일 아침 형인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형과 연락이 되지 않자 형을 추적해 알마제흐 군공항을 찾아갔다. 대통령은 당시 시리아 내 러시아 공군기지를 거쳐 러시아로 망명할 참이었다.
확인되지 않는 전언에 따르면, 마헤르는 그 공항에서 형과 소리치며 다투는 모습이 목격된 후 종적을 감췄다.
그는 아사드 정권을 비호하던 이란과 가까웠고, 형에게 반군과 타협하지 말 것을 계속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헤르는 형과 마찬가지로, 아사드 가문이 부동산에 수천만달러를 투자한 나라인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사라진 후 다마스쿠스에 있는 그의 호화로운 저택은 약탈당했다.
마헤르의 집을 찾아온 한 주민은 "마헤르는 크고 무서운 유령 같은 존재"라며 "그의 이름은 무서운 이야기와 같고, 그는 큰 뱀파이어 같았다. 다만, 달러를 빨아먹는다는 점이 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는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해 1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혐의로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면서 마헤르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시리아와 서방 수사관들은 마헤르를 국제적으로 기소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더타임스는 "그가 안전하지만 제한적인 러시아의 품을 떠난다면 국제 법정이나 시리아의 새 통치자가 마련한 사법 체계 중에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르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철거되는 알아사드 형제 포스터 |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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