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은 물론 아이돌까지 소신 피력
"아이돌이기 전에 국민…연예인이라서 목소리 내는 것"
가수 아이유 유리 이채연(왼쪽부터)이 윤석열 탄핵 집회에 참석하는 이들을 응원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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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정치에 관해서는 함구해야 한다는 것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앞에서는 옛말이 됐다. 단체 성명, 집회 참석 및 다양한 지원 등 여러 스타들이 용기 있는 소신을 드러냈다.
12·3 내란사태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됐다. 수백만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 '탄핵 가결'을 외친 결과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K-컬쳐의 대표주자인 수많은 스타들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연예계에는 정치와 사회 관련 이야기를 암묵적으로 금기하는 불문율이 있었다. 다양한 성향과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가운데 어느 한쪽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경우 활동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명인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수많은 팬들을 상대로 활동해야 하는 아이돌의 경우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금기가 깨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지난 3일 한밤중 난데없는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부터였다.
6시간 만에 해지된 비상계엄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사태에 혼란이 일었다. 이에 배우 박호산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 중인 뉴스특보 캡처 사진을 게재하며 "집권자와 대치되면 종북몰이하던 1980년대 상황에 어제 밤잠을 설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있는 것 같았다"며 "시간이 뒤로 간 거 같은데"라고 꼬집었다. 이어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전 국가를 국민을 들었다 놨다 한 책임은 클 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래퍼 이센스는 5일 "정치고 당이고 좌우고 하나도 모르는 멍청이이지만 갑자기 새벽에 계엄령을 내리고 국민에게 '처단'한다고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계엄령 사태 반대 집회는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로 확대됐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스타들이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3007명의 영화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공개 성명문을 발표했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은 물론이고 고민시와 문소리 등 배우 239명이 참여한 이 성명문의 제목은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및 구속하라'였다.
이승환은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가창하며 집회 동참을 응원하기도 했다. 특히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물론이고 '탄핵하라 윤석열' '돈의 힘' 등 몇몇 곡은 직접 개사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이승환, 배우 한예리 고민시(왼쪽부터) 등이 윤석열 탄핵 집회에 직접 참석하거나 이를 인증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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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리 신소율 고민시 등은 집회 현장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인증샷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선 이들처럼 현장을 찾지 못하는 스타들은 간접적으로 마음을 보탰다.
아이유와 소녀시대 유리 등은 국회 인근 식당 또는 카페에서 선결제를 해두며 따뜻하게 집회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유리는 집회의 대표곡으로 불리고 있는 '다시 만난 세계'를 언급하며 "잘 불러봐"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 서현 역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책과 함께 "언제까지도 함께하는 거야"라는 '다시 만난 세계'의 문구를 남겼다.
특히 아이돌들의 소신이 눈에 띄었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이채연은 탄핵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SNS를 올리자 항의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정치 이야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정치 이야기할 수 있는 위치는 어떤 위치냐. 연예인이니까 목소리를 내는 거다.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하겠다"고 밝혔다.
이달의 소녀 출신 루셈블의 혜주 역시 아이돌이기 전에 국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는 내가 의견을 밝히는 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아이돌이기 전에 국민이기 때문에 난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물론 이로 인한 부정적인 여론도 일었다. 실제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집회를 응원한 스타들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나왔다. 이들을 광고 모델로 하는 제품을 불매하거나 출연한 작품들을 보지 말자는 움직임을 제안했다. 또한 악성 DM(SNS 메시지)을 보내며 이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스타들은 자신들의 입장 혹은 용기 있는 행보를 고수했다. 이와 관련해 연예계 관계자 A 씨는 <더팩트>에 "시국이 시국이지 않나. 단순히 정치색을 드러내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삶과 터전을 지키겠다고 나선 것인데 부정할 필요도 말릴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B 씨는 "추운 날 집회에 자신들의 응원봉을 들고 나선 팬들을 살피고 응원하겠다는 마음도 분명 있을 텐데 너무 정치색으로 해석하고 과하게 비난하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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