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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1년새 두번 사퇴' 한동훈, 대선주자로 귀환?…'리더십 의문' 극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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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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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한 후 본청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6/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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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63%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지 146일 만에 최고위원 줄사퇴로 지도부가 붕괴되며 원치 않는 퇴진을 하게 됐다.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일단 물러난 한 대표는 여전히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수개월 내에 복귀를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막강한 팬덤에도 불구하고 리더십 역량에 대한 의문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대표로서 정상적 임무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자신의 의지에 따른 사퇴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대표는 탄핵으로 마음 아픈 지지자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면서도, 자신의 사퇴를 불러온 '탄핵 찬성'에 대해 후회가 없단 점을 밝히며 재차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한 대표는 눈물을 흘리고 한 전 대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저를 지키려 하지 마시라. 제가 여러분을 지킬 것"이라며 "여러분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사실상 대권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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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6/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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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지난해 12월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출마하며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나며 4월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할 구원투수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대표가 소환됐다. 높은 인지도와 비정치인 출신이라는 참신함, 대야 전투력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4·10 총선에서 108석으로 참패하자 한 대표는 그 다음날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한 대표는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7·23 전당대회에 출마했고 당심, 민심 모두 흡수하며 6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날 대표직에서 물러난 한 대표는 총 9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비대위원장과 당대표로서 두 차례 사퇴하는 부침을 겪으며 '한동훈표 정치'의 기대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단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는 당의 고질적 문제인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끊임 없이 각을 세웠다. '국민 눈높이', '민심'을 최우선에 두고 윤 대통령 부부의 잘못된 점을 용기 있게 지적하고 개선 필요성을 밝혀왔단 점에서 이전의 친윤(친윤석열)계 당대표들과는 차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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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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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과정이 윤 대통령과의 충분한 신뢰관계 속에서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했고 이 때문에 용산과 수차례 당정 갈등이 빚어졌다는 평가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긴커녕 저해한단 비판이 따라왔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면에서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고 즉각 밝히고, 계엄 해제안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의원들을 모으는 등 대체로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끝까지 일관성 있게 입장을 유지하진 못했다. 첫 번째 탄핵소추안 부결 후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만나 국정 운영을 도모하고 '질서 있는 (대통령) 조기 퇴진'을 결의한 것은 결정적 실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한 탄핵안 표결에서 친한(친한동훈)계조차 설득해내지 못한 것은 그간 지속적으로 지적돼온 리더십 부족을 결정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한동훈은 이번에 자신의 측근들 하나 같이 할 수 있도록 설득해내지 못했다는 게 가장 치명적"이라며 "일련의 과정에서 한동훈이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는 것을 보였지만 주변과 함께하지 못하는,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사람일 수 있겠다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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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6/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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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치인으로서 자질은 충분한 것 같은데 지도자로서의 역량은 떨어진단 걸 보여줬다"며 "한 대표가 대권주자로 다시 나온다 해도 정치역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없다면 함께 할 사람이 있겠나. (전당대회 득표율) 63% 지지는 그대로 있더라도 당내의 토호세력, 지역 사령관들이 다 등을 돌린다면, 이들 조직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상 대권주자 지지율도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는 오늘부로 당대표 프리미엄을 잃게 됐다. 보수정당은 역대 당대표가 대부분 대선주자 1위를 했다"며 "이미 탄핵 국면에서 한동훈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는데 당대표 그만두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엄 소장은 "이번 탄핵 국면에서 입장이 오락가락하며 강성보수층과 중도 무당층으로부터 동시에 욕을 먹었다"며 "그간 지지기반을 특정 세대, 특정 지지층에 구축하지 못한 것도 뼈아프다"라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돼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한 대표 만큼 대권 출마 '명분'이 강한 후보가 여권에 많지 않단 점에서 그가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단 분석이다. 다만 '배신자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할지는 변수다. 당 관계자는 "당심 대 민심 50:50 비율도 바뀔 수 있다"며 "한 대표에게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져서 경선에서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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