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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아사드, 러시아에 현금 2t(약 3950억 원) 비행기로 공수-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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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년 21차례 항공편으로 옮긴 뒤 은행 넣어

시리아, 러시아 모두 서방 제재로 은행간 달러 송금 어려워

뉴시스

[다마스쿠스=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 후세이니예 마을에서 한 소년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시절 군 장교들의 주거 단지를 약탈하던 중 이를 제압하는 반군 전투원들에게 투항하고 있다. 반군 전투원들은 이 지역 주거 단지에 몰려들어 일부 아파트를 방화한 약탈자들을 제압하기 위해 이 마을에 투입됐다.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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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 재임시절인 2018년과 2019년 시리아 중앙은행은 현금 2억5000만 달러(약 3950억 원)를 모스크바로 공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사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군사 지원으로 러시아에 빚을 지고 있었고 그의 친척들은 비밀리에 러시아에서 부동산 등 자산을 매입하던 때였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외화가 절실히 부족한 아사드 정권이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무게가 거의 2t에 달하는 100달러 지폐와 500유로 지폐를 모스크바 브누코보 국제공항으로 들여와 러시아의 은행에 입금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현금 공수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9월 사이에 이뤄졌다.

수출 데이터 서비스인 임포트 지니어스의 러시아 무역 기록에 따르면 2019년 5월 13일 시리아 중앙은행이 보낸 100달러 지폐 1000만 달러를 실은 비행기가 브누코보 공항에 착륙했다.

2019년 2월에는 500유로 지폐가 약 2000만 유로가 공수됐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21차례 항공편이 있었고 공수된 지폐 액수는 2억 5000만 달러가 넘었다.

기록에 따르면 2012년에 시작된 시리아 중앙은행과 러시아 은행간 거래에서 현금 이체는 2018년 이전에는 한 차례도 없었다.

시리아 중앙은행 데이터에 정통한 한 사람은 2018년까지 외환 보유액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기록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에 모스크바에 전달된 현금은 러시아 금융공사 은행(RFK)에 전달됐다.

RFK는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러시아 대출 기관으로 러시아 국영 무기 수출 회사인 로소보로넥스포르트가 통제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이 은행이 현금 이체를 원활하게 하고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불법 거래, 외화 이체, 그리고 시리아 정부의 이익을 위한 제재 회피 계획을 가능하게 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했다.

2018년 3월 기록에 따르면 시리아 중앙은행은 또 다른 러시아 은행인 TsMR 은행에도 200만 달러를 송금했는데 이 은행 역시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FT는 아사드를 군사적으로 지원했던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금융시스템에서 밀려나면서 시리아는 가장 중요한 자금의 통로가 되어 이같은 이례적인 현금 공수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현금을 보낸 시기는 시리아가 와그너 그룹 용병 등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고 아사드의 친척들은 모스크바에서 고급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지폐가 운송되기 전후 러시아 국영 인쇄 회사인 고즈나크에서 인쇄한 새 시리아 지폐나 시리아에서 사용하는 러시아 군용 부품의 운송이 이뤄졌다.

당시 미국 국무부 근동 담당 차관보 데이비드 쉔커는 아사드 정권이 불법적으로 얻은 이익과 시리아의 유산을 해외로 이전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돈을 해외로 송금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현금 수송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시리아 법률개발 프로그램의 수석 연구원 에야드 하미드는 “러시아는 수년간 아사드 정권의 재정에 대한 안식처였다”며 “러시아는 아사드가 2011년 봉기를 잔혹하게 진압한 후 부과된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는 통로가 됐다”고 말했다.

서방의 제재로 아사드 정권은 달러 은행 시스템에서 물러났지만, FT가 분석한 기업 기록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의 주요 측근들은 계속해서 자산을 러시아로 옮겼다.

2019년 FT는 아사드의 가족이 2013년부터 모스크바에서 최소 20채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5월에도 아사드의 외사촌이자 시민들을 감시하고 억압하고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 정보부의 소령 이야드 마클루프가 쌍둥이 형제 이하브와 공동으로 모스크바에 제벨리스 시티라는 부동산 회사를 설립했다고 러시아 기업 기록에 나와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사드와 추종자들은 국제 마약 거래와 연료 밀수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하미드 연구원은 “아사드 치하의 부패는 주변적인 문제나 갈등의 부작용이 아니라 통치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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