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초유의 대통령 파면…91일간 심리

<앵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도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사건을 배당하고 심리에 들어갔습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91일, 그러니까 석 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당시에는 어떤 과정들을 거쳤는지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은 건 지난 2016년 12월 9일.

당시 범야권의 의석수는 172석이었지만 여당에서만 62석의 이탈표가 나와 가결 조건인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 200명을 훌쩍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정세균/국회의장 (2016년 12월 9일) :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탄핵소추안을 전달받은 헌법재판소는 곧장 주심 재판관에 사건을 배당하고 심리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3차례의 준비절차를 거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탄핵 심판에서는 총 17차례 변론이 열렸고, 26명의 증인을 신문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첫 기일부터 출석하지 않았고 최종 변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또한, 심리 도중 박한철 헌재 소장이 퇴임하자 8인 재판관 체제를 문제 삼으며 시간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중환 변호사/박근혜 전 대통령 대리인 (2017년 1월 25일) :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3월 13일 이전에 꼭 선고를 해야 된 다는 것은 여러 가지 해석상 '무리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증인들마저 출석을 거부했지만, 헌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 등 6만 5천 쪽이 넘는 방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심리를 이어갔고, 91일 만에 재판관 8명이 만장일치로 최종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정미/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2017년 3월 10일) :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파면 결정 이틀 만에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향하면서 탄핵 절차는 모두 막을 내렸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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