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체장 '온도차'…홍준표 "당지도부 사퇴를", 유정복·김태흠 "민생 안정을"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 "탄핵 심판, 신속·엄정하게"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글 |
(전국종합=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국민의힘 소속 광역 지자체장들은 그동안 탄핵 국면에서 취해온 입장에 따라 온도차가 감지되는 반응을 내놓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 지자체장들은 "국민의 승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 중 일부는 한동훈 대표를 겨냥,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탄핵 찬성으로 선회한 단체장들은 '민생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탄핵 가결에 환호하는 대구 시민들 |
◇ 홍준표 "당지도부 총사퇴하라"…이철우 "한동훈, 분열에 책임져야"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소추안 가결은 유감"이라며 "또다시 헌정 중단 사태를 맞이하게 돼 국민께 죄송한 마음 그지없다. 그러나 전쟁은 지금부터다"라고 밝혔다.
또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들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찬성표를 던진 지역구 의원들의 제명을 주장했다.
"(국회의원) 90명이면 탄핵정국을 돌파할 수 있다"며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당 정비를 당부한 홍 시장은 "이번 탄핵은 우리 당 두 용병이 탄핵당한 것이지 한국의 보수세력이 탄핵당한 건 아니다"라며 "좌절하지 말고 힘내자"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힌 데 이어 "국회는 곧바로 개헌특위를 출범시켜 87년 체제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고 집단지성으로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제7공화국을 열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 가결 지켜보는 시민들 |
◇ '탄핵 찬성' 입장 선회한 단체장들 "민생 안정" 강조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통령의 2선 후퇴'에서 '탄핵 찬성'으로 선회한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탄핵 가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민생안정을 강조했다.
이어 "북한 도발 등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며 "동시에 군·소방·경찰과의 통합방위 태세를 점검하고 민생 치안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흠 지사는 "마음이 무겁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도지사로서 도민들의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도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민들에게는 일상으로 돌아가 생업에 전념해줄 것을, 공직자들에게는 흔들림 없는 업무 처리를 각각 당부했다.
윤석열 탄핵 촉구하는 춘천 시민들 |
◇ 탄핵 입장 모호했던 단체장들은 여전히 '침묵'
역시 여당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은 채 침묵했다.
부산시는 오는 15일 오후 2시 30분 시청에서 박형준 시장 주재로 부산시 실·국장, 16개 구·군의 부단체장, 시 산하 공공기관장들과 대통령 탄핵소추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다.
박 시장은 흔들림 없는 공직 업무 수행으로 민생 챙기기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할 방침이다.
'탄핵 반대'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도지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행정에 집중하겠다"고 답한 김진태 지사 역시 당장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정치적 발언을 아끼지 않은 김 지사가 탄핵 정국에서 침묵하는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제기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집권 여당의 도지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도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탄핵안 가결에 환호하는 광주 집회 참석자들 |
◇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 "국민의 승리…"신속·엄정 탄핵 심판" 촉구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민의 승리'라며 일제히 환영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계엄 내란 세력에 대한 국회의 첫 심판이자 언 손을 호호 불며 응원봉을 든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날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동참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국민이, 대한민국이 승리했다. 국민과 국회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며 "대통령은 반헌법적 계엄으로 민주헌정 질서를 위협했지만, 국민과 국회는 계엄 해제, 탄핵 가결로 민주 헌정의 질서를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친 국민의 승리"라며 "탄핵소추안 가결로 반국가, 반헌법, 반민주 폭거를 멈춰 세웠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심판 등 앞으로 남은 절차 역시 엄중한 시대적 요구와 준엄한 국민의 명령에 따라 신속히 처리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탄핵안 가결에 환호하는 제주도민들 |
오영훈 제주지사는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이자,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며 "지방정부에 부여된 모든 행정적·법률적 권한을 활용해 도민 일상을 지켜가겠다고 강조했다.
(양영석 전지혜 정종호 조정호 최수호 정회성 백도인 홍현기 이재현)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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