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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새 총리에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임명...과제는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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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범여권 중도파 정당인 모뎀(MoDem)의 프랑수아 바이루(73)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3일 새 총리에 바이루 대표를 임명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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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새 총리에 범여권 중도파 정당인 모뎀(MoDem)의 프랑수아 바이루(73) 대표를 임명했다. 지난 4일 프랑스 하원이 의회를 패싱하고 예산안을 밀어붙였던 미셸 바르니에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한 지 9일 만이다. 하원의 총리 불신임으로 정부가 붕괴한 건 1962년 조르주 퐁피두 정부 이후 62년 만이었다. 야권은 대통령까지 국정 혼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새 총리 인선을 준비해 왔다.

마크롱의 바이루 지명은 두 사람이 엘리제궁에서 약 2시간 동안 회의를 한 후 이뤄졌다. 엘리제궁은 “대통령이 바이루에게 정부 구성의 임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바이루는 40년 넘게 정치를 해온 인물로, 2017년 전부터 마크롱을 지지해온 초기 지지자 중 한 명이다. 20대 때 고전어 교사였던 그는 1993~1997년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대통령 선거에도 세 번 출마해 2007년엔 19%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2017년 법무부 장관을 지냈으나 정당 자금 스캔들로 기소된 후 사임했고, 이후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2007년 창당 후 현재 의원 36명이 소속된 모뎀당을 운영해 왔다.

바이루의 인맥은 넓다. 한때 프랑수아 올랑드를 지지해 사회주의자들과 신뢰를 구축했고, 인기 있는 정당의 지도자가 설 수 없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며 극우 마린 르펜이 대선 출마에 필요한 후원금을 모으는 것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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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중도파 정당인 모뎀(MoDem)의 프랑수아 바이루(73) 대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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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의회의 불신임 투표 문턱을 넘는 게 쉽진 않다. 현 의회가 압도적 우위에 있는 정당 없이 여러 당으로 갈라져 극도로 대립하고 있어 정국 혼란을 가라앉히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강경 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는 바이루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극우 성향 국민연합(RN)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는 “바이루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다. 바르니에를 무너뜨린 당의 한계선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바이루는 이달 중 긴급예산도 통과시켜야 한다. 프랑스는 높은 부채와 대규모 적자를 안고 있다.

앞서 하원이 전임자 바르니에를 불신임한 것도 바르니에가 헌법상 비상권한을 이용해 무리하게 예산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기 때문이었다. 바르니에는 재정 적자 감축을 명분으로 사회보장 예산 축소와 법인세 인상, 부유층 증세를 골자로 한 내년도 예산안을 내놨다가 좌파와 극우 양쪽의 협공을 받았다.

그러자 긴급 상황에서 의회 투표를 거치지 않고 입법할 수 있는 헌법 조항(49조3항)을 발동시켰다. 이에 분노한 좌파, 극우 의원들은 재적 의원 총 574명(3명 공석) 중 331표 찬성으로 바르니에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바르니에는 취임 석 달만에 물러나면서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1958년) 이후 최단명 총리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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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만에 물러났던 미셸 바르니에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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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루는 2017년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이 임명한 6번째 총리이자 올해 들어 4번째로 임명된 총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크롱은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자신의 초기 동맹자인 중도 정치인을 총리로 임명했다”며 “바이루는 화해할 수 없는 세 개의 블록으로 나누어진 의회를 운영하고 내년 예산을 통과시키는 데 (전임자가 겪었던) 동일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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