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 교직원과 학생 200여명은 12일 정오 시국선언식을 열고 “국민의 반역자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
“계엄 앞에 모여든 사람들, 사람들이/달려들어 총부리를 밀쳐냄을, 다가서는 장갑차를 제지함을/오오, 광주의 소년이여, 넋이여. 이름 모를 시민과 함께하소서.”
12일 오후 1시께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회관 앞 자유발언대에서 울려 퍼진 시국 시 구절의 일부다. 이재연 인문학부 교수가 ‘12·3 내란사태’를 본 뒤 쓴 시다. 이 교수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으로 고통스러운가’라는 질문을 인용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인간들의 세계는 폭력적이다. 그런 지배자로 있는 세계는 고통스러우며, 그런 지배자를 맨몸으로 막아온 우리의 세계는 그래서 아름답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권력자인 우리가 분노한다. 내란 대통령, 윤석열 탄핵”으로 시를 마무리했다.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와 대학원생, 학부생, 직원 200여명은 이날 정오부터 대학본부 앞 광장에 모여 시국 선언식을 열어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의 즉각 탄핵을 촉구했다.
김진수 학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은 “민중과 이성의 대원칙을 부정한 지금의 정부를 신뢰할 수 없고, 위헌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현 시국을 그저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안순형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실체도 없는 연구개발(R&D) 카르텔을 때려잡겠다며 예산 삭감을 강행하고 국가 경쟁력과 과학기술계에 궤멸적 피해를 줬던 기억이 아직 명징한데 이제는 국민도, 공정도, 상식도, 미래도 모두 유기한 채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마저 부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현곤 교수(에너지화학공학과)는 “오늘 오전 대국민담화를 보는데 황당하고 안쓰럽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국민의 요구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누구도 뺏어갈 수 없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과기원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날 시국선언 후 교내 행진을 했는데, 이를 본 외국인 학생들이 이들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시국선언에는 교수 183명, 대학원생 336명, 학부생 283명, 직원 86명 등 모두 888명이 동참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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