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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과도정부 돌입한 시리아… 국제사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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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1일까지 운영… 새 정부 준비

반군, 임시 총리에 알바시르 추대

총리 “해외 난민들 돌아오라” 강조

향후 정상국가 가능 여부 시험대에

美 등은 극단주의 세력들 부활 경계

“테러단체 지정 해제 논의 시점 아냐”

이스라엘, 함정·무기고 軍 시설 공습

‘골란고원’ 점령 영구화 행보 분석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한 시리아 반군이 과도정부 체제를 선언하며 서방에 대한 유화 행보에 나섰다. 국제사회는 아직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시리아가 향후 정상국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인지 주시 중이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은 새 정부 구성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정부를 내년 3월1일까지 운영하기로 하고 임시 총리로 무함마드 알바시르를 추대했다. 알바시르는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행정조직 시리아구원정부(SSG)의 수반으로 HTS의 근거지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를 통치해왔다. 알바시르는 알자지라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시리아 국민이 안정과 평온을 누릴 시간”이라고 밝혔다. 알바시르 총리는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최우선 목표가 “해외에 있는 수백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데려오는 것”이라며 “그들의 인적자원과 경험으로 국가가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에 있는 모든 시리아인에게 호소한다”며 “우리는 재건해야 하고, 다시 태어나야 하고, 모든 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지난 11월 28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시리아구원정부(SSG) 수반 무함마드 바시르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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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른 과도정부 체제 전환은 반군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는 서구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HTS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이날 알아사드정권 몰락 이후 처음으로 영국 스카이뉴스방송과 인터뷰에 나서 “두려움은 불필요하다”면서 “시리아 국민은 전쟁에 지쳤고 또 다른 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현 상황은 공포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유럽 등은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하면서도 알카에다 연계조직을 모태로 한 HTS 등 반군 핵심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며 경계해 왔다. 이런 서구에 대해 HTS가 새 정부를 원활히 구성하겠다며 서방 세계에 자신들을 인정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런 호소에도 국제사회는 시리아의 권력 교체 과정에서 반군 내 정파가 알력 다툼으로 충돌하거나 극단주의 세력이 부활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특히 HTS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미국은 이들의 향후 행동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기조를 이어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현재 HTS와 관련된 정책 변경에 대한 논의는 없다”면서 HTS의 테러단체 지정 해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유엔과 유럽은 조금 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에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날 “지금까지 반군 세력이 내놓은 메시지들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면서 반군 세력이 진정한 포용적 과도정부를 구성한다면 테러단체 목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유럽의회에 출석해 시리아의 “새로운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말하는 것은 매우, 매우 이르다”면서도 “첫 징후들은 좋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세계일보

처참하게 파괴된 시리아 해군 함정 10일(현지시간) 시리아 라타키아항에 정박한 해군 함정들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처참히 파괴돼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리아 내 해군기지 2곳을 공격해 함정 15척과 미사일 수십 기를 파괴했다. 라타키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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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스라엘은 격변기에 돌입한 시리아의 군사시설을 재차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시리아 해군 함정 15척이 정박해 있는 알바이다항과 라타키아항 두 곳을 타격해 사거리 80∼190㎞의 미사일 수십기를 파괴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48시간 동안 시리아 영공에 진입해 다마스쿠스, 홈스 등 주요 도시의 대공포대, 공군 비행장, 무기 생산시설 등을 폭격하고, 지상군도 시리아 내 무기고, 로켓 발사대 등을 공습해 왔다. 성명에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상군이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을 지나 시리아 영토 내 완충지대에 진입했다”며 “시리아 남부에 무기와 테러 위협에서 안전한 ‘무균보안구역’을 조성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골란고원을 놓고 대립 중이던 시리아가 혼란한 틈을 타 상대의 군사력을 무력화하고 골란고원 점령을 영구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알아사드 정부군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반군의 승리 뒤에도 막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시리아 내 군사시설에 대한 ‘버티기’에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에 설치한 해군기지의 군함을 해상으로 이동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리아 반군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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