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민단체와 노조가 4일 저녁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
‘12·3 내란사태’로 불안과 공포에 떨었던 국민들이 11일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계
엄의 밤’으로 인해 받은 정신적·경제적 충격에 대한 민사상 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를 두고 법조계 시각은 엇갈린다.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 준비 모임’은 윤 대통령을 피고로 위자료를 청구하며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주권 및 헌법기관 구성권을 침해당하였음은 물론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내란죄 수사와는 별개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입은 마음의 상처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청구한다는 취지다.
법조계 분석은 엇갈린다. 수도권의 판 판사는 “공무집행이 위법하다는 전제와 그 행위에 대한 피해의 연결성 등을 봐야 하기에 무조건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에도 1만여명의 시민이 ‘국정농단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1인당 50만원씩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을 청구해 대법원까지 간 사례가 있었으나 2020년 12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최종 패소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직무상 위법행위와 그로 인해 촉발된 일련의 상황으로 분노 등 주관적 감정을 느낀 국민이 있더라도 모든 국민이 배상이 필요할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계엄령 선포가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과는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불법적인 행정처분의 대상에 대해 보통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는데, 이번 계엄령 선포는 일종의 행정처분으로 전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제한한 것”이라며 “전례가 없는 것일 뿐 청구가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재산적 손해를 얼마로 보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윤 대통령이 받고 있는 내란죄 혐의가 인정된다면, 당시 국회 현장을 지키다 부상을 입은 시민이나 국회 관계자들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커 보인다. 민사를 담당하는 한 판사는 “공무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고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2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 9호로 수사·재판을 받은 국민과 그 가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는 2015년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권은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로 대통령은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는 대법원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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