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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미술의 세계

[갤러리 산책]시간의 흔적, 빛의 형상으로…서도식 개인전 '딥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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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서초구 반포동 스페이스21

금속으로 기억의 빛을 조명하는 '예술적 시도'

금속공예가 서도식(68)의 열두 번째 개인전 ‘딥라이트(Deep Light)’가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21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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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도식의 금속공예 작품 '항아리' [사진제공 = 스페이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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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작가의 지난 40여년간의 예술적 탐구와 성찰을 집약한 자리로, 20여 점의 입체 및 평면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감성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시 제목 ‘딥라이트’는 기억을 빛으로 형상화하여 그것이 가진 온화한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삶을 성찰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은과 동 같은 전통 금속을 활용해 항아리와 감(홍시)을 형상화한 입체 작품과 부조 형식의 평면 작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은으로 제작된 항아리 작품 ‘섣달’과 옻칠로 마감된 동 작품 ‘소반 위의 홍시’는 작가 특유의 섬세한 디테일과 깊은 정서를 담고 있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기억과 정서를 담은 조형물을 통해 관객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개인적 추억과 공감의 장을 마주한다.

홍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그 형태의 탐스러움과 색감의 따뜻함을 통해 가족과의 시간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현대적 조형미를 통해 전통적 미학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한국 전통의 백자 달항아리를 연상시키는 둥글고 단정한 형태의 항아리 작품은 금속이라는 소재와 독특한 질감 처리로 현대적 감각을 가미했다. 무엇보다 항아리 표면에 드러나는 망치질 자국은 시간이 새겨진 흔적이자 기억의 서사로서 감상의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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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식 작가의 금속공예 작품 '늦가을' [사진제공 = 스페이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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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업은 고도로 숙련된 금속공예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금속판을 망치로 수없이 두드려 형태를 성형하는 그의 과정은 물리적 노동을 넘어 예술적 명상에 가깝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금속 표면에 새기며, 작품을 통해 삶의 기쁨과 고통, 인연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는 "작업은 육체적 노동을 동반하지만, 항아리와 홍시를 다듬다 보면 나 자신의 인격도 원만한 형태로 변화한다"고 말하며, 공예 작업이 내적 성찰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공예라는 장르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가장 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40여년간의 여정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기억과 상념을 담은 매개체로서,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빛과도 같은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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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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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식은 서울대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대학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건국대를 거쳐 1994년부터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며 2021년 정년퇴임 전까지 후학 양성에 힘썼다.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전통 공예의 현대적 계승과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199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를 통해 공예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번 전시는 그의 열 두 번째 개인전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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