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일 만에 南 계엄·탄핵 첫 보도
'괴뢰 한국, 계엄사태로 동란 확대'
"尹, 국회 문 부수고 의원 끄집어내라"
주가 급락·내수 타격···경제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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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계엄사태가 발생한 한국 소식을 전하며 “윤석열괴뢰가 파쑈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내댔다”고 조롱했다. 독재국가 북한으로부터 ‘독재’라는 비아냥을 듣는 건데,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달리 반박하기도 어려운 모양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괴뢰한국에서 비상계엄사태로 사회적동란 확대’라는 제목으로 지난 3일 한국에서 벌어진 계엄사태를 다뤘다. 사태 이후 8일 만으로 북한의 첫 공식 보도다. 이 내용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6면에도 실렸다.
북한은 계엄 발령과 해제 상황에 대해 “심각한 통치위기, 탄핵위기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온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여러 대의 직승기(헬리콥터)와 륙군특수전사령부의 깡패 무리를 비롯한 완전무장한 계엄군을 내몰아 국회를 봉쇄했지만 긴급소집된 국회의 본회의에서 비상계엄령해제요구결의안이 통과됨으로써 윤괴뢰는 계엄령을 선포한 때로부터 불과 6시간만에 그것을 해제하지 않으면 안되였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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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 이후 야당의 내란죄 고발과 탄핵추진, 국민의힘의 본회의장 집단퇴장으로 인한 무효화 과정을 보도한 북한은 “이 소식이 전해지자 100만명의 군중이 떨쳐나 국회청사를 둘러싸고 포위행진을 단행했다”며 촛불집회와 시위 소식도 전했다. 특히 ‘윤석열 탄핵’, ‘국회는 윤석열탄핵안 즉각 처리하라’ 등 선전 문구를 상세히 소개하며 사진 21장도 게재했다.
통신은 “국제사회는 괴뢰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탄핵 소동에 대해 한국 사회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예평하면서 엄정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은 국회로 진입한 계엄군과 국회 직원·시민이 계엄군을 가로막는 사진과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군에 반발하는 일반 시민의 모습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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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3대째 세습정치를 이어오는 독재국가 북한이 윤 대통령의 ‘파쇼독재’를 조롱하는 역설적인 상황인데, 계엄사태 관련 증언이 잇따르면서 한국 역시 북한과 다를 바 없는 독재국가로 전락할뻔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전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했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하셨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지시사항을 듣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현장 지휘관들과 ‘공포탄 쏴서 들어가야 하나, 전기 끊어서 못 하게 해야 하나’ 이런 부분을 논의했었고, 현장 지휘관은 ‘안 됩니다, 제한됩니다’라고 제게 분명히 얘기했다. 저도 그 부분이 분명히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지시대로 강제력을 발동했다면 국회의 계엄 해제를 저지하고 국민들의 기본권이 제한된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독재국가로 전락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민주주의에 큰 상처를 준 계엄 사태 후폭풍은 그대로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탄핵 무산에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외환위기 당시처럼 145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식시장은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크게 흔들렸고 내수 침체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내년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 9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여기에는 계엄사태가 반영되지 않아 오히려 낙관적 수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과 추종세력의 무모함이 북한의 조롱을 받을 정도로 국격을 떨어뜨린 데 이어 민생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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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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