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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무너진 아사드 정권··· “가장 큰 승자는 에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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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시민들이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축하하고 있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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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한 뒤 이웃나라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정세 변화의 ‘최대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이 주도권을 잃고, 반군과 손잡았던 튀르키예가 전후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알아사드 정권 몰락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는 에르도안”이라고 분석했다. 튀르키예가 시리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외국 세력으로 떠오르면서 정치적, 경제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와 약 90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튀르키예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뒤 일부 반군 조직에 무기와 훈련 등을 지원하며 전쟁에 개입해왔다. 시리아와 튀르키예 국경지대에서 독립국가를 세우려 하는 쿠르드 반군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튀르키예는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수니파 반군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공식적으로는 테러조직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튀르키예로부터 무기 등을 지원받는 시리아국가군(SNA)도 내전 승리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반면 러시아와 이란은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다. 알아사드 정권이 몰락하고 자국이 지원한 반군 조직이 승리에 기여하면서 튀르키예가 시리아에서 주도권을 잡을 여지가 생긴 셈이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도 “에르도안은 항상 원해왔던 역내 영향력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튀르키예 정부는 튀르키예에 있는 시리아 난민 300만여명 중 상당수가 귀국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전쟁 발발 후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한 국가로, 이민을 둘러싼 상당한 사회 혼란에 시달려왔다. 전후 시리아 재건에 따른 토건사업, 무역관계 복원 등 경제적 이득도 기대해볼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토건사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튀르키예에서 22년 동안 장기집권을 이어왔다.

하지만 혼란에 빠진 시리아에서 알아사드 정권의 공백을 어떤 정치세력이 채울지 불확실하다는 점은 변수다. FT는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인해 생긴 권력 공백을 어떤 정부가 채울지, 그리고 이 정부가 튀르키예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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