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당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추락 정도가 가파르다. 정치권에선 “당 지지율 하락은 2016년처럼 당내 ‘탄핵 찬성론’ 확산과 연동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리얼미터가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5~6일 자동응답 방식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전에 비해 6.1%포인트 내린 26.2%였다. 민주당은 2.4%포인트가 오른 47.6%였다. 3~5일 한국갤럽이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7%로 한 주 전 조사와 비교해 5%포인트 떨어졌고, 민주당은 4%포인트 상승한 37%였다.
두 조사 모두에서 양당 격차는 현 정부 출범 이래 최대치로 벌어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열어 사과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시발점인 2016년 10월 24일 ‘태블릿 PC’ 보도 당시보다 폭이 더 크다. 해당 보도 직후인 한국갤럽 10월 4주차 조사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은 26%로 일주일 전에 비해 3%포인트 떨어졌다. 이후 각종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면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한 달 반 뒤인 12월 2주차 조사에서 13%로 주저앉았다. 그 사이 당내 60여명의 의원이 ‘탄핵 찬성파’로 돌아섰고, 12월 9일 본회의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지금은 2016년에 비해 민심 이반 속도가 더 가파르다”며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이탈이 본격화하기 시작하면 여당 개별 의원들로선 ‘탄핵 반대’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당장 9일 국민의힘에선 균열이 포착됐다. 5시간 가까이 진행된 비상 의원총회에서 친윤계는 ‘탄핵 반대론’을 주장했지만, 비윤·친한계에선 “(대통령이) 물러난다는 일정을 이번 주 사이에 구체화해야 한다”(김태호), “검찰 특수본부에서 한 달 안에 비상계엄 수사 결론을 내기로 한 만큼, 윤 대통령 퇴진 시점은 한 달보다 더 빨라야 한다”(조경태) 같은 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14일 2차 탄핵안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럿이었다. 7일 윤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여당이 집단 퇴장하는 방식으로 부결시킨 것에 대해 “표결마저 회피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면서다. 여당이 14일 표결에 참석하면 이탈표가 1차 표결 때(안철수·김예지)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300명 기준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전원이 표결한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의힘(108명)에서 8명이 이탈하면 가결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여당에선 설화도 번졌다.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이 8일 배승희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 반대해 당시엔 욕 많이 먹었지만, 1년 후면 다 찍어주더라”고 발언한 게 발단이 됐다. 윤 의원은 김재섭 의원이 “형 따라서 탄핵 반대했더니 지역구에서 엄청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온 일화를 전하며 “지금 당장 그럴 순 있다. 하지만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달라진다.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고 답한 사실을 공개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윤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지역구인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야당은 이날 윤 의원을 겨냥해 “전두환의 사위였던 윤상현이 ‘전두환의 변종’ 윤석열을 옹위하는 게 당연해 보이긴 해도 자신의 불의한 처세가 뭐 자랑이라고 (김 의원에게) 전수까지 하나” 같은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제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총장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일부 표현만 부각한 침소봉대, 왜곡된 해석”이라며 “저의 경험을 소개하며 젊고 유망한 미래 세대인 동료 의원에게 함께 잘 헤쳐 나가자고 격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The JoongAng Plus - 지금 이 기사가 인기 있어요
칼빵 자랑 소년범과 룸메였다…젠슨 황 단련시킨 ‘지옥의 모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8214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