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등학교 시간 순찰 강화해줄 것 경찰에 요구
학교 측, 내년 2월까지 교복 대신 자율복 착용 조처
“전화 받자마자 욕설을 하는 경우 많아 매우 힘들다”
대선 후보시절 모교인 충암고등학교를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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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등학교가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우려하여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여러 고위 인사의 모교인 충암고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비난이 학교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암고는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불거진 논란이 학생들과 교직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등하교 시간에 경찰의 순찰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학교는 윤 대통령(8회 졸업생)과 김 전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이 졸업생으로, 이들이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거론됨에 따라 학교는 불똥이 튀는 형국이다.
실제로, 충암고의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부정적인 여론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스쿨버스 운행이 방해받거나, 행정실과 교무실로 욕설과 함께 항의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 측은 지난 6일, 학생들이 내년 2월까지 교복 대신 자율복을 입을 수 있도록 임시 조처를 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여전히 지나친 공격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충암고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 100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가 왔다”며, “전화를 받자마자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매우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대입도 걸려 있어서 전화를 걸러받을 수가 없는데, 욕설을 듣고 나면 멍해지고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 역시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으며, 학교 앞도 안전하지 않다고 들었다”며, “학생과 교직원은 이번 사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자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윤명화 충암학원 이사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암 학생들이 무슨 맘고생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충암고의 졸업생들이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하여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런 졸업생들이 우리 학교의 이름을 오염시키고,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석열과 김용현 등을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 번 선정하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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