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4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5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 정대하 기자 |
“비상계엄 때 무서웠어요. 이게 현실인가 했지요. 나라를 망치려는 것에 화가 나서 나왔어요.”
8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5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정아무개(17·고2)양은 탄핵 찬성 구호를 외치며 이렇게 말했다. 정양은 불빛이 반짝이는 전구를 ‘소년이 온다’ 소설책 표지에 붙여서 들고 나왔다. 정양은 “광주 오월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를 다 읽었다. 슬펐다”고 말했다.
8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5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고교 2학년 정아무개양이 구호를 외칠 때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흔들고 있다. 정대하 기자 |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이날 광주집회엔 시민 2500여명이 참석했다. 99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윤석열 체포! 국민의힘 해산!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10대 청소년들이 응원봉과 팻말 등을 들고 대거 참석했다. 통상적으로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앉는 앞자리에도 이날은 모두 청소년들의 차지였다. 이날 집회 사회를 맡은 ‘탄핵 소리꾼’ 백금렬씨는 “오늘 집회 참석자의 80%가 청소년이다. 장년층들은 청소년들을 철저하게 공경해달라”고 해 폭소를 불렀다.
10대 청소년들은 “아무 걱정하지 마/탄핵될거야. 헬로 퓨처!”, “억지 부리지 마. 너 때문에 매일매일 불안해” 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개사해 불렀다. 참석자들은 백씨가 “아이돌 그룹 ○○○이 명하노니 내란공범 국민의힘을 작살내고 박살내자”고 외치자 후렴구를 큰소리로 함께 외쳤다. 50대 이상 참석자들은 가수 윤수일의 노래 ‘아파트’를 개사한 노래에 환호했다.
8일 오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5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서 오후 5시18분에 맞춰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
이날 집회에 참석한 황아무개(16·전남여상1)양은 “어제 국힘 국회의원들이 탄핵 투표도 안 하고 그냥 가 화가 나서 나왔다. 혼자 왔다가 친구를 만났다. 학교 이름도 꼭 써달라”고 했다. 친구 김아무개(17)양도 “책임감 없는 정치인들을 보고, ‘안 되겠다’ 싶어 나라도 나와야 나라가 바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란죄를 저지른 윤석열 탄핵하고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탄핵이 답이다’라는 노래가 나오자 세대를 불문하고 ‘떼창’을 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후 5시18분, 모든 노래와 구호를 멈췄다. 집회 공동 사회자 마당극 배우 지정남씨는 “ 5·18민주광장엔 매일 오후 5시18분엔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온다. 5·18 때 시민군이 목숨을 걸고 지켰던 전남도청을 향해 묵념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묵념을 올렸다. 그리고 참석자들은 “국민의힘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거부했다”며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은 해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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