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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전문가 "계엄사태, 트럼프관세·북러협력 대응할 韓능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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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서 비판 잇따라…"극심한 권력 남용"·"한국 역사에 어두운 자국"

연합뉴스

국회의사당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이번 사태에 따른 한국의 외교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등 대체로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 북한의 핵 위협 고조, 미중 무역 전쟁 악화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계엄령 사태가 이보다 더 나쁜 시기에 벌어질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북러 군사 협력과 트럼프 관세 등 매우 심각한 지정학적·경제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금의 정치 위기는 더 회복력 있는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현존하는 국가 안보 위협을 완화할 수 있는 한국의 능력을 약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 이후 계엄을 철회함으로써 한국의 성장하는 긍정적인 글로벌 브랜드를 약화하고 정치 주도권을 야당에 넘겼다"고 밝혔다.

윌슨센터의 트로이 스탠거론 한국센터 국장은 6일 글로벌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은 1980년대 이후 계엄령을 선포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 계엄은 한국의 민주주의 전례를 깼다는 점에서 중대하며, 권위주의 시대로 한발짝 후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엑스에서 "계엄령 선포 결정은 끔찍했다"며 "윤 대통령이 이 위기를 촉발했고 스스로 정치적 무덤을 팠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전날 로페어(Lawfare)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고 타협하지 않는 한국 정치의 양극화도 사태에 원인이 됐다고 진단하고서 "계엄령은 절대로 옳은 조처가 아니었지만 왜 윤 대통령이 자신의 통치 능력이 심각하게 방해받는다고 극도의 좌절감을 느꼈을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엑스에서 윤 대통령이 야당에 대한 경고성 차원에서 계엄을 선포했다는 보도를 두고 "정말 극심한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채널뉴스아시아(CNA) 인터뷰에서 계엄은 한국인들에게 권위주의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한다면서 "이것은 모든 한국인에 대한 모욕이자 한국 역사에 어두운 자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설립자 채드 오캐럴은 이날 칼럼에서 한국 정부와 가까운 미국 유력 싱크탱크 인사들이 비판을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캐럴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가 CNN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방어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으며,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이 사안에 대해 아무 글도 게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 한국석좌는 엑스에서 "나도 누구 못지않게 윤 대통령이 한 일과 한국 정치의 칼부림에 속상하고 화가 났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정치적 칼부림은 여야 양쪽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야당이 100% 아무 잘못이 없는 구경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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