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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하라” 경남 간디고 학생들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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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하라” 경남 간디고 학생들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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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으로는 전국 처음으로 경남 산청군 간디고등학교 학생들이 ‘비상계엄령 사태’에 반발해서 6일 경남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최상원 기자

고등학생으로는 전국 처음으로 경남 산청군 간디고등학교 학생들이 ‘비상계엄령 사태’에 반발해서 6일 경남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최상원 기자


“총구를 겨누는 쪽/ 총구에 겨눠지는 쪽/ 모두 떨고 있었다.



이 나라는 떨고 있었다/ 민주주의는 떨고 있었다.



촛불은 계속해서/ 꺼질 듯 떨리지만/꺼지지 않는다.//



우리의 촛불이 꺼지지 않는 한/ 용산의 봄은 오지 않는다.”



경남 산청군 간디고등학교 학생들이 ‘비상계엄령 사태’에 반발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윤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전국 첫 고등학생 시국선언이다. 이들은 “우리를 시작으로 전국의 청소년과 중고등학생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간디고 학생들은 6일 오전 경남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법적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문에는 전교생 90명 가운데 57명이 이름을 올렸다.



학생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을 운운하며 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짓밟는 군사반란을 일으켜 또다시 독재를 시작하려 한 범죄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법적 처벌을 요구한다. 우리는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정의로운 나라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시국선언을 제안한 1학년 이주연 학생은 “비상계엄령 사태를 보고 나를 포함한 학생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국가 권력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나라에 살고 싶지 않았고, 전쟁이 일어날까 봐 두려움에 떨게 하는 나라에 살고 싶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지난 4일 아침 부학생회장에게 시국선언을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김여영(2학년) 부학생회장은 “제안을 받은 학생회장단은 시국선언을 결의하고, 교장선생님과 협의했다. 이후 학생들의 서명을 받았다”라며 “이 나라를 다시 독재국가로 되돌리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될 일이 되었다”고 말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역사책에서만 본 비상계엄령을 직접 듣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기 때문”(1학년 김민호), “민주주의가 당연한 시대에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대표로 인정할 수 없어서”(3학년 최선희),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서”(2학년 홍목현), “윤석열 정권에 실망해서”(2학년 권동명)라고 말했다.



애초 간디고 학생들은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시국선언을 하려고 했으나, 경남교육청이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경남교육청은 “고등학생들의 정치활동에 교육청이 공식적으로 장소를 제공하기 곤란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간디고 학생들은 “경남교육청에 묻고 싶다. 무엇이 학생을 위한 교육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은 무엇인지”라며 “우리는 투표권조차 없는 나이이지만, 국민의 한 주체이자 당당한 존재로서 저항하고 연대하며 목소리를 낼 것이다. 이 부조리가 분명히 끝날 때까지”라고 밝혔다.



간디고 학생들은 3학년 조현수 학생이 박노해 시인의 시 ‘오늘은 선거 날’ 일부를 참고해서 쓴 시 ‘용산의 봄은 오지 않는다’를 낭독했다. 다음은 ‘용산의 봄은 오지 않는다’ 전문이다.





<용산의 봄은 오지 않는다>



서울의 봄을 너무 심취해서 본건가



술에 취한 건 아닐까





거부권을 그렇게 많이 쓰더니



대통령 할 수 있는 거 다 해보고 싶나 보다





민주주의 무서운 줄 모르고



손에 왕 짜 그리더니





그 오만함에 우리는 45년 전



악몽의 시대로 돌아갔다





시민들은 혹독한 겨울 추위



떨림을 짓누르며 민주주의를 지켰다





계엄군이 국회에서 후퇴할 때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이 떨리는 눈빛으로



사죄하며 지나갔다





총구를 겨누는 쪽



총구에 겨눠지는 쪽



모두 떨고 있었다





계엄 해제 전



길고도 길었던



그 시간 동안





이 나라는 떨고 있었다



민주주의는 떨고 있었다



우리는 떨고 있었다





비상계엄 선포 해제 발표



대통령은 사죄하지 않았다



그에겐 한치의 떨림도 없었다





이제 누가 떨려야 할 차례인가?





더 이상 민주주의가



더 이상 희망이



더 이상 우리가



떨려선 안 된다





촛불은 계속해서



꺼질 듯 떨리지만



꺼지지 않는다





우리의 촛불이 꺼지지 않는 한



용산의 봄은 오지 않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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