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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의 할리우드 리포트] 모아나의 리더십 “이제 막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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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2’의 흥행 질주가 반갑다. 문화적 다양성의 편승 효과가 아니라 캐릭터 그 자체로 사랑받는, 엄연한 디즈니 왕국의 일원이 되었다. 모아나는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만들어낸 주체적 여성 캐릭터다. 프린세스가 되고 싶은 욕망보다는 미키마우스 같은 용기와 도전의식, 무한 호기심을 지닌 소수계 사모아인 여성이다. 카누를 타고 드넓은 바다를 건너는 항해술이 뛰어난 선조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았고 태평양 섬 원주민의 요새였던 모투페투 섬을 되살리러 길잡이팀을 꾸리고 모험을 떠나는 리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는 1편부터 하와이 원주민 부모에게서 태어난 배우 아우이 크라발호에게 모아나 목소리 연기를 맡겼고 ‘설화 속 영웅’ 마우이도 사모아 출신 스타 드웨인 존슨이 연기했다. 1편 속 원주민이 바다를 대하는 태도가 실제와 다르다는 지역 사회의 지적을 받자 2편 연출에 사모아 혈통을 이어받은 두 감독, 데이비드 데릭 주니어와 데이나 레두 밀러를 기용했다.

지난 9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모아나 데이’ 행사에서 만난 데이비드 데릭 주니어 감독은 “5년 동안 700명이 넘는 제작진이 프레임 프레임마다 혼을 쏟아 완성했다.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영화를 상영하고 토론하며 700명 모두가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디즈니 건물 1동을 모아나 빌딩이라 불렀는데 이 곳을 오가는 모두가 모아나를 사랑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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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출 및 각본을 맡은 데이나 레두 밀러 감독은 “데이브와 저는 둘다 사모아인이다. 사모아 문화는 재미있고 유쾌하며,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가족·공동체 생활을 즐긴다. 구전 역사가 지닌 문화적 측면과 디즈니 고유의 스토리텔링을 연계하는 게 흥미로웠고 이야기에서 유머를 찾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 붙였다”고 밝혔다.

1편이 모아나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 2편은 모아나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이야기다. 항해자 부족의 길잡이가 된 모아나는 3년이 흘러 진정한 리더십에 직면한다. 1편에서 그녀가 마을을 떠난 선택이 여러 면에서 충동적이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부족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지만 마을을 떠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생각하지 않았은 미숙한 선택이었다. 데이나 감독은 “2편에서 모아나는 선원들의 생사가 달려있는 폭풍우 속으로 들어간다. 혼자서 바다에 나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리더는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 위기를 봉착한 순간 모아나의 행동을 지켜보는게 흥미롭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모아나에게도 성장하며 깨닫게 되는 ‘행동에 대한 결과’가 존재한다. 그렇게 리더로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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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개봉 예정인 실사판 ‘모아나’의 각본도 공동 집필했다는 데이나 감독은 “‘모아나’는 여러 모로 제 인생을 바꾼 작품이다. 8년 전 디즈니 영화팬으로 극장에 앉았을 때 첫 장면이 시작되면서 ‘모아나’가 태평양 원주민들을 인식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꿀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합세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바꿀 거라 꿈꾸던 기억이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크리에이터로 정말 재미있는 도전이었다며 “1편 주제곡 ‘하우 파 아윌 고’의 후속곡인 ‘비욘드’는 모아나가 지난번보다 조금 더 멀리 탐험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곡이다. 이 노래는 주인공들이 개인적인 성장과 성인이 되어 자아를 발견함으로써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새롭고 개선된 디즈니 왕국의 일원이 된 모아나를 상기시켜 준다”고 밝혔다.

‘모아나2’ 주제곡은 시원하게 뻗어나가기보다는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다. 브로드웨이 스타 창작가 린 마누엘 미란다가 빠져선지 주제곡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데 요즘 유행하는 곡들이 대체로 그렇지 않나 싶다. 지르기보다는 조근조근 말하는 듯한 노랫소리를 더 듣게 된다.

/하은선 골든글로브협회(GGA) 정회원

문화부 sedailycultu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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