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국회의장, 담 넘은 결단…계엄 해제 본회의 강행

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경찰이 통제 중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이에 대한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기까지 150분 동안 국회에서는 다급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열기 위해 국회 담을 넘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 의장은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한남동 공관을 출발해 밤 10시 56분쯤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출입문이 경찰차벽에 가로막혀 진입이 불가능했고, 우 의장은 국회 3문과 4문 사이 담벼락을 타고 넘었습니다.

우 의장은 1957년생으로 올해 67세입니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의 대한민국 의전서열은 대통령 바로 다음인 2위입니다.

우 의장이 담을 넘는 모습은 이를 본 경호대장이 놀라 사진을 남기면서 알려졌습니다.

우 의장은 담을 넘어 국회에 도착한 뒤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일부 측근과 국회 모처로 이동했다가, 자정이 넘었을 무렵 본회의장에 진입했습니다.

이어 오늘(4일) 새벽 0시 47분쯤 본회의를 열었습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요구 결의안을 190명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습니다.

국회가 계엄 무효를 선언했지만, 본회의는 계속됐습니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비상계엄이 공식 해제되기 전까지 예기치 못한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우 의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통화해 의결 사실을 직접 확인한 뒤 새벽 5시 50분쯤 본회의를 정회했습니다. '산회'가 아닌 '정회'를 해 언제든 다시 회의를 열겠다는 겁니다.

우 의장은 당분간 국회 본청 집무실에 머무르면서 사태 수습과 추가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응할 방침입니다.

이지현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