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윤석열정권 퇴진과 새로운 사회를 위한 경북시국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
때아닌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에 애초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고령층은 물론 전통적 보수 지역인 영남에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80년 민주화 뒤 줄곧 보수정당에 투표했다는 이아무개(경기도 부천·65)씨는 4일 한겨레에 “처음 비상계엄 선포 내용을 생중계로 봤을 때 엉뚱맞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미친 거 아닌가 생각했다. 무슨 생각으로 계엄을 선포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상황이 비상계엄 요건을 충족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민주당을 찍지는 않겠지만, 윤석열은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선출했다는 유아무개(64·경기도 광주시)씨도 “제정신이 아닌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 같다. 이제 더는 투표할 자신이 없다. 나라 걱정 안 하게 해준다고 해 대통령 만들어줬다니 자기 부인 지키려고 국민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영남 지역 지지자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김성우(부산 해운대구·49)씨는 “처음에는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 비상계엄 뉴스 자막을 보고 너무 뜬금없었다. 윤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경제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 갑작스러운 계엄 발령에 도리어 화가 났다.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신뢰도는 하락할 듯하다. 정말 망신이다.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에게 표를 던진 것이 후회스럽다”고 한탄했다. 정아무개(대구 동구·32)씨는 “의도치 않게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한 기분이다. 어젯밤 환율부터 곤두박질치는 걸 보고 오늘 주식장이 열리는 게 두려웠다.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고 싶어서 미친 것 같다. 행동 하나하나가 일반인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스스로 나락으로 가는 정치인들을 많이 봤지만 윤석열은 독보적인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상황을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안타까움을 표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최아무개(경기 성남시·65)는 “황당할 따름이다. 민주당을 막아야 하니 윤석열을 지지했는데 이제 마음이 뜬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사태가 보수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윤석열이 아주 이해 못할 행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국민의힘 지지자 김아무개(울산 남구)씨는 “처음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사람 몇 명은 죽는 줄 알았다. 딸에게 전화해 함부로 밖에 나다니지 말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규현 김영동 주성미 김기성 이승욱 이준희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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