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3일 밤 기습 비상계엄 선포 '6시간만 해제'
연예계 공연·인터뷰 취소 등 예의주시…영화계도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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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전만해도 최악의 극장 폐쇄까지 걱정해야 했지만 일단 한숨은 돌렸다. 그러나 이미 전국민을 잠 못들게 한 초유의 사태는 불거졌고, 불안정한 상황 속 불안함 또한 여전하다. 역사를 끌어 올린 '서울의 봄'이 스크린에 내걸렸던 지난해가 꿈인지, 현재 진행형 역사를 쓰고 있는 이 현실이 꿈인지 혼동 될 지경이지만 공교롭게도 올 겨울 스크린은 관객들을 '따듯하게만' 품어줄 채비를 마쳤다. 극장 안이든 밖이든 한 쪽은 분노가 존재해야 한다는 건 꽤나 씁쓸하고, 과연 지금 이 순간 관객들의 발걸음이 영화관으로 향해 줄 지 미지수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어수선한 현실을 단 2시간 만이라도 잠시 잊고, 아주 작은 위안이라도 될 수 있다면 존재의 이유는 충분하다.
아직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윤석렬 대통령은 3일 밤 10시 24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습 비상계엄을 선포해 충격을 안겼다. 국회는 약 3시간 만에 190명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빠르게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 27분께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군을 철수시켰다. 피 말린 3시간, 긴장의 6시간이 아니었을 수 없다. 45년 만 발동 된 비상계엄인데다가 사상 초유의 분위기에 연예계도 우왕좌왕했다. 당장 4일 오전 내정 됐던 일정들은 일부 취소 수순을 밟기도 했지만 영화계는 특별한 변동 없이 개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 '2024년 비상계엄 혼란과 함께 개봉한 영화' 목록이다. 개봉일을 잡는 것까지 이미 n년이 걸렸지만 이 정도, 이런 방식의, 이런 방향의 날벼락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파란만장 우여곡절도 이 영화들은 못 이긴다.
4일 개봉하는 영화 '1승(신연식 감독)' '소방관(곽경택 감독)' '원정빌라(김선국 감독)'를 비롯해 '언니 유정(정해일 감독)' '루프(구상범 감독)' '세입자(윤은경 감독)', 공연 실황 '플레이브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 앙코르 인 시네마', 외화 '아들들'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들은 각 영화 성격과 별개로 비상계엄이라는 희대의 풍파를 만났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을 희소성 하나 만큼은 두고두고 회자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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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승'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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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승'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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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공통의 '1승'을 희망하게 됐다. 국내 최초 배구영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 등이 열연했으며, 핑크빛 1승이 감동을 선사하며 열의를 불태우게 한다. 3일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가 작품 관계자들도 모르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음성 해설에 참여 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의문의 이슈를 모으기도 했지만 비상계엄이 싹 다 묻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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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방관'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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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방관'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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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폭행과 음주 운전 등 논란으로 자숙 중인 주연배우 곽도원을 잘 아웃 시키고 고군분투하며 영화의 진정성을 전했나 싶었더니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난항의 연속이다. 주원 유재명 이유영 등이 출연한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영화. 특히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3일 밤 '소방관'은 VIP 시사회를 진행 중이었던 바, 다시 없을 액땜을 뚫고 관객들과 진심을 나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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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정빌라'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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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니 유정'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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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나는 살벌한 공포 영화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 어느 날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이로 인해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전한다. '곤지암' '옥수역귀신' '늘봄가든'을 잇는 장소 공포 영화로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가 놀라운 연기력을 펼쳤다.
'언니 유정'은 예기치 못한 한 사건으로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서로의 진심을 향해 나아가는 자매의 성찰과 화해 그리고 사랑에 대한 드라마.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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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루프'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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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인천에서 벌어졌던 중학생 추락사 실화를 영화화 한
'루프'는 친구가 죽은 후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고등학생 세종이 친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네버엔딩 타임 스릴러 영화다. 3회 연속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단편영화 부문에 초청받으며 차세대 필름메이커로 떠오른 구상범 감독의 신작으로, 28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에 초청 돼 이효제가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바탕으로 '폭력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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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들들' 스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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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외화
'아들들'은 교도관 에바가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 미켈을 감옥 내부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고, 복수를 위해 그가 있는 최고 보안 시설로 옮기며 펼쳐지는 일들을 그린 북유럽 프리즌 스릴러다. 애니메이션 '모아나2', 뮤지컬 영화 '위키드' 등 한층 순수해진 청정 극장을 표방하고 있는 현 스크린이 다양한 신작들로 깊이를 더하며 분위기를 탈바꿈 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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