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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포고령, 유신 때와 유사…대법 “1972년 포고령, 요건 못 갖춰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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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포고령, 유신 때와 유사…대법 “1972년 포고령, 요건 못 갖춰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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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출입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출입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3일 밤 11시 계엄사령부가 국회와 정당 활동, 집회·시위 등 일체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 1호를 발표했다.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포고령 1호를 통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집회·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여론조작·허위선동을 금한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태업·집회행위를 금한다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은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계엄 선포 요건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곧바로 국회를 소집해 계엄 해제 요구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계엄사령관이 포고령 1호를 통해 국회와 정당 활동 등을 3일 밤 11시부로 금지하면서, 계엄사령부가 군과 경찰을 동원해 포고령 위반을 이유로 국회의원들을 체포·구금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포고령 1호는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체제를 선포하며 전국에 내린 비상계엄 포고령과 내용과 형식에서 유사하다.



당시 계엄 포고 내용은 “모든 정치활동 목적의 실내외 집회 및 시위, 정당한 이유 없는 직장이탈이나 태업행위,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하는 행위를 금한다. 정치활동 목적이 아닌 실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하며, 언론·출판·보도·방송은 사전 검열을 받아야 한다. 각 대학은 당분간 휴교 조치를 하며 이를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수색·구속한다” 등이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은 1972년 비상계엄 포고령은 계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위법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당시 주심 대법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현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당시 대법원은 판결에서 “이는 기존 헌정질서를 중단시키고 유신체제로 이행하고자 그에 대한 저항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 계엄포고가 발령될 당시 국내외 정치 상황 및 사회 상황은 계엄법에서 정한 ‘군사상 필요할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도록 한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헌법이 규정한 언론·출판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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