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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제3의 화약고' 시리아 내전 심상치 않다…미국·이란·러시아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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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지도자 "정권 교체까지 멈추지 않을 것…내일부터 협상할 준비 됐다"

머니투데이

지난 1일(현지시간) 시리아 반정부군 대원이 반군을 이끄는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깃발을 들고 전차 위에 선 모습./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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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정부군이 가자 지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생긴 틈을 파고들어 공세를 넓혔다. 중동을 넘어 세계 각국 이익이 얽힌 시리아에서 또 다시 불씨가 붙자 당사국들은 긴급히 대응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을 종합하면 시리아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이끄는 시리아 반정부군은 북서부 알레포를 기습 점거한 데 이어 인근 이들리브와 중부 하마까지 진격했다.

알레포는 내전 이후 2016년까지 반군 점령지였다가,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이란의 지원을 받아 탈환해 8년 간 통치한 지역이다. AP는 반군이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중동에서 또 다른 군사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정부군 편에 섰던 이란, 러시아는 반군 진압을 지원하겠단 뜻을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24시간 동안 러시아와 함께 반군 주둔 지역을 공습, 반군 병력 4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물론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며 "상황을 안정시킬 것이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과 통화에서 반군 진압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가 시리아에 입국, 정부군에 합세하기 위해 전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시리아 반군의 요구는 정권 교체다. 알아사드 정권은 부친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 때부터 50년 넘는 세습 체제로 시리아를 독재 통치해왔다. 2010년부터 중동 일대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번진 '아랍의 봄' 시위는 시리아에서도 벌어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2011년 3월 시위대를 잔혹하게 진압한 뒤 내전이 돼 버렸다. 위기에 처한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 이란 도움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반군 지도자인 하디 알바흐리는 현지 매체를 통해 정권 교체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부터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은 종교, 민족, 정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혔다. 알아사드 정권은 시리아 내 소수종파인 이슬람 시아파로, 시아파 종주국 이란 지원을 받는다. 옛 소련 때부터 시리아와 우호관계였던 러시아도 알아사드 정권의 권위주의를 지지한다. 또 시리아 반군 중에는 튀르키예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포함돼 있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과 쿠르드족 민병대 지원을 통해 이란, 러시아에 맞섰고 쿠르드족을 적대하는 튀르키예는 시리아 정부군 편에 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반군의 공세에 튀르키예, 이란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시리아가 테러리스트 집단의 본거지가 돼선 안 된다"며 갈등이 비화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는 세계 이목이 가자 지구에 쏠린 사이 시리아에서 활동 범위를 착실히 넓혔다.

또 튀르키예, 이란은 "시리아를 포함한 지역을 불안정화하는 이스라엘의 행동을 무시할 수 없다"며 화살을 이스라엘로 돌렸다. 이란이 이스라엘, 가자 지구 하마스 전쟁에 집중하느라 생긴 틈을 비집고 시리아 반군이 군사활동을 벌인 것이라는 평가를 의식한 발언이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란과 관계를 정리하고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무기공급로를 차단하는 조건으로 시리아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 세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이간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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