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영 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일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제(CSAP) '하' 등급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해외 기업이 인증을 받은 최초 사례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일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제(CSAP) '하' 등급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해외 기업이 인증을 받은 최초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증 획득을 계기로 공공기관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SAP 인증 획득과 함께 국정원의 신보안적합성검증 체계 중 '다' 그룹에 속하는 공공기관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다 그룹은 기초자치단체 및 산하기관, 초·중·고교 등이 대상이다.
회사 측은 "이제는 민간과 금융 기업뿐 아니라 국내 공공기관들도 안전성 및 신뢰성이 검증된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공공분야 고객들이 관련 규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현경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본부 부문장은 "국내 공공기관의 높은 신뢰성 요구에 부응하면서 AI 및 클라우드로 국내 공공 분야 고객들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SAP 인증 문턱 넘어 공공시장 진격
CSAP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보안인증을 수행하는 제도다. 민간 기업이 공공 부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CSAP 인증이 필수다. 그동안 CSAP 인증은 빅테크들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장벽 역할을 해왔다. 물리적 망분리 등 일부 CSAP 인증 조건이 글로벌 표준과 달라 빅테크 기업들이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CSAP 인증에 등급제를 적용, 빅테크 기업들이 진출할 길이 열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증을 받은 '하' 등급은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해당된다. 하 등급 시스템에는 물리적 망분리 요건을 완화해 논리적 망분리를 허용해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도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향후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기존 국내 사업자들과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월 제17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CSAP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이를 국내외 업계 간 경쟁과 협력의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빅테크와 경쟁 내몰린 토종 클라우드 기업
과기정통부의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AWS가 60%, MS가 24%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민간 시장의 대부분을 빅테크 기업들이 차지한 가운데,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유일하게 경쟁력을 발휘하던 공공 분야에서도 이들과 맞붙게 됐다.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공공 부문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온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각기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워 견제에 나설 전망이다. NHN클라우드는 국내 유일의 행정망 연계 클라우드 역량을 내세우고 있으며, 네이버클라우드도 민감 정보에 특화된 AI 기반 '뉴로클라우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KT클라우드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중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경우 아직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곳들이 대부분이라 공공 시장에서 입지가 위축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그동안 공공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될 것을 대비해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과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며 기틀을 마련해 온 만큼,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과 관련 예산 증가가 더딘 상황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까지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경쟁 상황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며 "토종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마중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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