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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신경호 강원교육감 "세월호 현장학습에 학교예산 사용 문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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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원 넘게 집행…균형 잡힌 역사관 세우려면 치우치지 말아야"

학부모 단체 "민주주의·인권 가치를 부정하고 외면하는 발언"

연합뉴스

신경호 강원교육감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일부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예산 사용을 비판하며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사건,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언급해 논란이 예상된다.

신 교육감은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학교의 올해 현장체험학습 현황을 보면 1천만원 넘는 예산을 들여서 4.3 제주도, 4.16 세월호, 5.18 광주를 갔다"고 말했다.

과도한 예산 집행과 현장학습 장소 선정 중 어떤 것을 문제라고 판단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 교육감은 "두 가지 다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에게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현장체험학습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도내 일부 학교들은 전교생에게 영화 '서울의 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봄은 우수한 영화지만, 보여준 자체를 나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가 정립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영화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육감의 발언에 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균형적인 역사관 확립을 위해서 체험학습이라든지. 영화 관람이 있을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5·18 또는 4·3에 간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그 반대로써 균형 잡을 수 있는 근현대사 체험학습을 같이 운영해야 하는데 좀 치우쳤다"고 부언했다.

연합뉴스

단원고 4.16기억교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관해 해당 학교 학부모 단체는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신 교육감은 일부 학교가 현장학습 장소를 '이념적으로 편향된 곳'으로 선정해 균형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그곳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광주, 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안산과 같이 우리 역사와 민주주의의 중요한 현장들"이라고 성토했다.

또 "이 발언은 우리 역사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역사를 배우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교육의 본질을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특히 이러한 역사적 현장 방문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려는 계획은 단순히 교육 현장에 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외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사건, 광주 5·18 민주화운동 등이 학생들에게 편향적 역사관을 세울 수 있다는 도 교육청의 견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도 교육청은 신 교육감 취임 초 학생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교생들과 제주 4·3평화공원, 성산 4·3 유적지 등을 방문했다.

이후 학생들이 글쓰기 주제로 4·3사건을 정하려 하자 현장의 한 교직원이 '그런 주제는 교육청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만류한 일도 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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