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스마트'해야 中 이긴다…HD현대삼호 'AI 조선소'의 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슈속으로] AI 이용 공정-커뮤니케이션으로 효율성 극대화

머니투데이

HD현대삼호 영업이익률 추이/그래픽=이지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조선 업계가 살아남으려면 기술적으로 더 복잡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찾은 전남 영암 HD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 각종 선박이 바쁘게 제작되던 모습을 보던 기자에게 회사 측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고질적 인력 수급 문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들의 부상 등 변수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K-조선이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부가 선박에 집중하면서, 공정 과정의 혁신을 달성해 이익률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고부가 선별 수주는 이미 K-조선의 힘이 되고 있다. 선가가 2억6000만 달러 대에 달하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효자 노릇을 확실히 하는 중이다. 여기에 K-조선은 그치지 않고 보다 미래를 본다.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를 통해 조선소 공정의 능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 작업 방식 보다 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AI 스마트 조선소 분야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HD현대삼호는 이같은 명제를 증명하는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영업이익률이 10% 내외까지 올랐는데, 그 배경 중 하나로 AI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가 꼽힌다.

HD현대삼호는 조선소 공중 촬영 영상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다. 축적된 이 이미지들을 AI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도출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렇게 하면 장기 적치되고 있거나,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블록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날짜별로 조선소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어떤 부분이 막히고 있는지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는 게 가능해진다.

옥외 적치 계획을 사람이 매일 직접 최적으로 짜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AI의 손을 빌어 하는 것이다.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적치장 운영 의사결정 효율화 △공정지연 최소화 △공간화용 최적화 △중대 재해 조기 차단 △AI 학습용 데이터 축적 등이다. HD현대삼호는 이같은 영상 기반 옥외 적치장 최적화를 그룹에서 선도적으로 실시하면서, 그 노하우를 여타 계열사에 전파하는 역할도 한다.

머니투데이

HD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트윈 플랫폼 '트윈포스(TwinFOS)'도 HD현대삼호 조선소의 힘이다. 조선 공정 상황을 데이터화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췄다. 각 공장마다 공정률이 떨어지는 곳을 확인해 로봇 등 장비를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시간·장소·장비에 제한받지 않는 실시간 작업장 정보 확인이 가능함은 물론, 동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까지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AI는 근로자들 간 커뮤니케이션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조선 업계에 각자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증가하며 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생성형 AI 기반 'HD-GPT'를 통해 문제를 개선할 수 있었다. HD현대가 자체적으로 만든 'HD-GPT'는 기존 통역기로는 번역을 하지 못했던 조선 현장용어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예컨대 '캐리지 단도리', '에어부리'와 같이 일반 번역기가 해석하지 못하는 현장 용어들을 'prepare the carriage', 'air blowing'과 같은 적확한 말로 번역해준다. 외국인 의사소통 문제가 해결되면서 생산 능률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잘못된 소통으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현장 적응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사람이 판단하기 힘들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에 대해 AI를 적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며 "향후 자동화 기술과 전동화, AI를 융합해 활용함으로써 인력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