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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백금렬이다’ 교사 정치기본권 쟁취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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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백금렬이다’ 교사 정치기본권 쟁취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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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백금렬이 집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백금렬씨 제공

소리꾼 백금렬이 집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백금렬씨 제공


“암껏도 아니에요. 쬐끔만 먹고 살아야지요. 주변에선 ‘축하한다’고 했샀고요.”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교직을 박탈당한 백금렬(52)씨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자(이제) 제가 하고 싶었던 소리, 부업으로 했던 소리를 인자 전업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28일 그는 27년간 재직했던 공립중학교 교사직을 잃었다. 백씨는 “윤석열 정권 1호 해직교사가 된 것을 ‘가문의 영광’이자 ‘인생의 축복’으로 여기고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 한 통이 ‘교직 박탈’의 사유였다. 그는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성인이 된 옛 제자 4명에게 사회관계서비스망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투표 권유 글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에서 징역형의 선고유예와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됐다. 그는 “낙천적인 편이다. 아내도 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문 교사가 되기 전 소리에 입문했다. 보성 웅치 출신인 그는 1994년 10월 국립국악원 주최로 열린 ‘제14회 전국국악경연대회’ 소리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고 이일주 명창(전라북도무형문화재)한테 1년간 배운 뒤 독공을 해 2005년 10월 보성 소리 경연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국무총리상)을 차지했다. “증조할머니 산소 앞에 북바위가 있는데, 그 기운을 조금 받은 것 같아요. 8촌 정도 되는 가수 백지영이 그 기운을 더 많이 받았고요. (웃음)”

2020년 12월23일 전교조 광주지부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2020년 12월23일 전교조 광주지부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백씨는 요즘 집 인근 개인 ‘작업실’로 아침마다 출근한다. ‘춘향가’는 끝까지 완창했고, ‘심청가’는 일부 대목의 기억을 되살리는 중이다. 그리고 한문본 ‘삼국지연의’ 읽기에 열중하고 있다. ‘적벽가’는 소리하는 사람도 한문 투의 사설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책을 읽어 관객들에게 소리길의 배경을 이야기해주기 위해서다. “운 좋게 선생을 27년간 원 없이 했어요. 앞으로 한 1~2년 칼날을 벼리는 것처럼 단단하게 소리 공부를 한번 열심히 해보려구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30일 오후 3시 광주대 호심관에서 ‘우리가 백금렬이다’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 사회를 맡은 마당극 배우 겸 방송인 지정남씨는 “그의 동지들이 ‘기운을 모아주자’는 의미로 여는 행사”라고 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노래패 점심시간, 광주전남대진연 도레미, 광주노동자노래패연합, 백금렬과 촛불밴드 등이 무대에 오른다. 백씨는 “아이고, 친구, 동지들이 ‘가만있기 뭣하다’고 막 서두르더니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부끄럽고 민망하네요”라고 했다.

2016년 이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숱하게 박근혜 탄핵집회와 검찰개혁 촛불집회 사회를 맡았던 백씨는 공무원의 정치 참여를 제한한 공무원법에 대해 비판을 목소리를 냈다. “저는 괜찮지만, 이젠 민주당이 나서서 개정해야지요. 독재정권 때 탄압용으로 써먹은 법 규정 아닌가요?”

<알려왔습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30일 열기로 했던 `우리가 백금렬이다'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를 내부 사정으로 취소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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