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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무대 위 코미디②] 김동하, 스탠드업 코미디 스타는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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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김동하 인터뷰
스탠드업 코미디로 전국투어 개최…국내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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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김동하가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메타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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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밖에서 코미디 한 편 볼까?" 코미디는 TV에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TV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며 설 곳을 잃은 코미디언들은 돌파구를 찾아 무대로 향했다. 이들에게 무대란 "코미디가 시작되는 곳"이다.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들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웃음을 주며 대중과 가까이서 소통 중이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크라우드 워크'란 즉석에서 관객들과 대본이 짜이지 않은 상황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제가 제일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스탠드업 코미디 신 내에서는 내가 원톱'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가 있다. 코미디언 김동하는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스탠드업 코미디신의 최고 스타다.

TV보다는 무대를 위주로 활동한 탓에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겠지만, 그가 얼마나 핫한 코미디 스타인지는 수치가 증명한다. 그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동하하'는 현재 3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누적 조회수는 2억 뷰를 넘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12만7000여 명으로 웬만한 톱급 코미디언 못지않다.

공연 규모도 남다르다. 한국에서 코미디언이 스탠드업으로 전국투어를 연 것은 대니 초 이후 김동하가 두 번째다. 서울 공연은 1000석이 매진될 만큼 그 규모도 크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쇼 '크라우드 워크(Crowd Work) 전국투어'는 1년 6개월 동안 서울 대구 부산 전주 대전 광주 창원 울산 등 곳곳에서 열렸다. 공연은 티켓 예매 오픈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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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는 지난해부터 전국투어 '크라우드 워크'를 개최하고 각 지역 팬들과 만났다. 코미디언이 스탠드업으로 전국투어를 연 것은 김동하가 두 번째다. /메타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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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8일 오후 2시와 6시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그 마지막 공연인 '크라우드 워크-피날레' 개최를 앞두고 있다. 피날레 공연을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메타코미디 사옥에서 만난 김동하는 "코미디에 발을 들인 게 2013년인데 10년이 넘어 이런 순간을 맞이하게 돼 영광"이라며 뿌듯해했다.

그는 레거시 미디어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타가 된 독특한 케이스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건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의 힘 덕분이다. 김동하는 공연에서 가장 재미났던 부분을 편집해 꾸준히 SNS에 올려왔고, 지난해 영상이 '대박'을 터뜨리며 그의 인기가 급속도로 치솟았다. 김동하는 레거시 미디어를 타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저는 제 채널들에 제가 편집한 짧은 영상만으로 몇천, 몇만 구독자를 모았어요. 현장에서 재밌었던 건 결국 영상으로 공개해도 통하더라고요. 어떤 유명인을 만나건 어떤 사람을 만나건 이게 제 당당함의 원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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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는 TV의 힘을 빌리지 않고 아닌 공연과 유튜브로 인기를 얻은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메타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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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이야기와 비속어가 쏟아지는 '매운맛' 멘트들은 김동하 코미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TV 등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수위 조절이 필요 없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칫 '더럽고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소재지만 김동하는 이를 선을 넘지 않고 재기발랄하게 풀어내 웃음을 만들어낸다.

김동하는 "사회 통념상 야한 얘기를 아무 데서나 할 수 없는데, 그걸 제가 대중 앞에서 속 시원하게 말하니 많은 분들이 웃어주시는 것 같다"면서 "누구나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한 솔직한 부분 건드려서 좋아해 주시는 거 아닌가 싶다"고 자신의 인기를 분석했다.

"관객들이 제가 하면 19금 이야기도 '더럽다'고 느끼지 않으신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죠. 다른 코미디언들이 '형이 그런 거 걸로 사랑받아서 대한민국 코미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말을 해주기도 해서 고마웠죠."

2013년 청도 철가방극장에서 코미디를 시작한 김동하는 최근 들어 스탠드업 코미디신의 성장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2022년에 서울 코미디클럽이 생기며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작하고 처음 출연료를 받았다"며 "이후 SNS를 통해 영상이 퍼지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려는 사람도 늘었다. 선수가 많아야 신이 커지는데, 긍정적인 효과"라고 설명했다.

"요즘 공연장도 성수동, 건대를 비롯해 경기도나 다른 지역에도 많이 생겼어요. 본거지가 늘어난 거죠. 이 자체가 스탠드업 코미디 신이 성장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많은 코미디 후배들이 잘하고 있어서 신이 더 커질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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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는 오는 12월 8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크라우드 워크-피날레' 공연을 연다. /메타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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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코미디가 주무기인 그는 한 때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기도 했다. 잠시 교직에 몸을 담은 이유 역시 코미디를 계속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얻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안정적인 생활 대신 코미디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웹툰 '무한동력'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죽기 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제가 만약 이대로 죽는다면 '아 그때 코미디 한 번 해볼걸'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날 것 같았어요. 큰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후회하지 않고 싶어서 코미디에 뛰어들었죠."

이처럼 스탠드업 코미디에 진심인 김동하는 이 장르가 지금보다 더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되길 기대했다.

"미국에서는 친구들과 밖에 나와서 '오늘 영화 볼까?'처럼 '오늘 코미디 볼까?'라는 식으로 코미디가 흔한 즐길 거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스탠드업 코미디가 언젠가 주류 문화가 될 거라고 확신해요. 아직 알려야 할 부분도 많지만, SNS나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 시대의 흐름을 잘 이용하면 더 많은 대중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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