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 숙련된 의료진 대거 포진
최신 장비 통한 환자 맞춤형 진료
로봇 수술 분야 세계 표준 이끌어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07년 개소 이래 최근 로봇 수술 1만 건을 달성한 데 이어 국내 최초로 5세대 다빈치 수술 로봇인 ‘다빈치5’를 도입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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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수술은 ‘첨단 의학의 꽃’으로 불린다.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때 집도의의 수술력을 끌어올려 수술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높인다. 현재로써 가장 진화한 수술법이다. 외과 의사의 새로운 무기이기도 한 로봇 수술은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정확한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환자 상태에 맞춰 로봇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실력 있는 의료진이 모여 있는 로봇 수술의 ‘메카’로 통한다. 17년간 다양한 진료과에 로봇 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로봇 수술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로봇 수술은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로봇 팔을 삽입해 수술하는 최소침습 수술이다. 의사가 조종석(콘솔)에서 3차원 영상을 보며 로봇 팔·카메라를 조종한다. 관절이 달린 로봇 팔은 의사의 손과 눈을 대신해 좁고 깊은 곳에 있는 병변 위를 정밀하게 도려낸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협소한 공간까지 접근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하고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혈관·신경 등 조직 손상 위험도 낮다.
고려대안암병원은 국내외 로봇 수술의 발전을 이끈 주역이다. 2000년대부터 최신 기술에 주목해 2007년 로봇수술센터 문을 열었다. 3년 전 로봇 수술 5000건을 달성한 데 이어 최근 로봇 수술 1만 건을 기록했다. 센터 개소 이래 수많은 세계 표준을 제시하며 로봇 수술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고려대안암병원 강성구 로봇수술센터장은 “로봇 수술 1만 건은 단순한 양적 성적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로봇 수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켜 온 안암병원의 모든 노력 과정이자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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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개소 후 로봇 수술 1만 건 달성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이룬 성과는 다양하다. 시작은 대장암과 직장암, 전립샘암의 로봇 수술법을 개발해 초기부터 치료법의 표준을 정립한 것이다. 당시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팀이 개발한 대장·직장암 로봇 수술법은 전 세계에 매뉴얼로 제작, 배포돼 세계적인 표준으로 인정받았다. 미국에서도 널리 적용되지 않고 있던 로봇 수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사례다. 이어 로봇 경구 갑상샘 수술 세계 최초 개발, 로봇 근치적 방광 절제술과 총체내요로전환술 아시아 최초 최다 시행, 흉터 없는 로봇 유방 재건술 국내 최초 도입 등 관련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강 센터장은 “최소침습 개념을 극대화한 수술법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환자의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켰다”며 “그 결과, 로봇 수술 역량이 세계 표준이 되는 센터로 자리 잡아 술기를 전수하기 위한 라이브 서저리를 생중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이 로봇 수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의료진의 역량과 우수한 진료 환경 덕분이다.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에는 각 전문 분야의 숙련된 의료진 30여 명이 있다. 비뇨의학과, 대장항문외과, 산부인과, 간담췌외과 등 로봇 수술 경험이 풍부한 여러 진료과의 의료진이 고른 성장을 이끈다. 로봇 수술이 특정 진료과에 편중되지 않는 게 강점이다. 강 센터장은 “안암병원은 전립샘, 대장, 직장뿐 아니라 갑상샘, 유방 재건, 방광, 신장, 산부인과 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로봇 수술을 시행해 왔다”며 “의료진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상의 수술 결과를 도출하는 게 우리가 가진 고유의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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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로봇 수술 장비 국내 최초 도입
장비에 대한 투자도 눈에 띈다.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국내 최초로 5세대 다빈치 수술 로봇인 ‘다빈치5’를 도입한다.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가장 최신의 로봇 수술 장비다. 여기에는 집도의가 수술 중 촉각으로 조직에 가해지는 힘을 조절하는 ‘포스 피드백’ 기술이 적용됐다. 강 센터장은 “수술 과정에서 집도의가 조직의 강도와 반발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수술의 정밀도와 안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럴 경우 수술 시 발생 가능한 장기·혈관·신경 손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환자 중심’ 로봇 수술을 추구한다. 환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 로봇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의료진은 사전에 각 치료의 장단점을 환자에게 알려 최선의 치료법을 함께 모색한다. 로봇 수술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환자 맞춤형 치료의 일환이다. 강 센터장은 “첨단 장비를 활용한 로봇 수술도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의료진의 우수한 역량을 자원 삼아 최신 장비를 통한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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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성구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장
“단기간 로봇 수술 큰 발전, 의료진 간 긴밀한 협력이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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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로봇 수술 선진국이다. 국내 의료진들이 고른 실력을 자랑하며 수술 기법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있다. 로봇 수술 1만 건을 달성하고 최신 장비를 도입하는 등 로봇 수술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구현한다. 고려대안암병원 강성구(사진) 로봇수술센터장에게 로봇 수술의 발전상을 들었다.
Q : 로봇 수술의 이점은 뭔가.
A : 로봇 수술은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집도의가 카메라를 통해 확대된 수술 부위 영상을 보면서 정교하게 수술한다. 수술 시 집도의의 손떨림을 막아줘 주요 신경이나 미세 장기 손상 위험이 낮다. 수술 흉터가 크게 남지 않아 환자의 회복과 미용 측면에서도 더 효과가 좋다. 집도의의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높아 수술 피로도가 덜하다.
Q : 안암병원은 오래 전부터 로봇 수술에 주목했다.
A : 그렇다. 도입 시기도 병원 규모에 비해 비교적 빨랐다. 초창기 땐 로봇 수술이 제한된 분야에서만 활용됐다. 하지만 우리는 초기부터 많은 진료과가 의욕적으로 로봇 수술 적용 분야를 확대해서 적용해 왔다. 선제적으로 로봇 수술을 시행하고 적용 범위를 확장한 결과 모든 진료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로봇 수술 1만 건을 돌파했고, 오는 12월 최신 로봇 수술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환자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첨단 수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Q : 로봇 수술 성과의 숨은 공로자가 있다면.
A : 고려대안암병원은 단기간 로봇 수술의 큰 발전을 이끌었다. 세계적인 의료진뿐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로봇 수술 전문간호사를 비롯한 수술실 스태프들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로봇 수술은 많은 의료진의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성공한다. 이들은 수술 전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술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로봇 수술의 장비 도입과 효율적인 운영을 돕는 병원 행정직원들의 기여도 크다. 병원 구성원들 모두가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체계적으로 로봇 수술 장비와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다.
Q : 로봇 수술을 어떻게 전망하나.
A : 앞으로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로봇 수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큰 편이지만, 이 문제만 극복된다면 확산 범위가 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너무 간단한 술기에서까지 로봇 수술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기술의 발전은 수술의 진화를 이끌고 새로운 의술은 또 다른 기술 발전으로 이어진다. 고려대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로봇 수술의 올바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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