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내년 초에 양극화 타개 위한 종합대책 발표
내년 성장률 하향전망 잇따르면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 요구하는 목소리 높아져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2 /사진=권창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균열이 드러났다. 내년 성장률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내년 추가경정(추경) 예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추경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건전재정에만 방점을 찍었던 정부 기류에 변화 조짐이 보인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 초 양극화 타개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양극화 타개는 윤석열 정부 집권 후반기의 국정 기조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극화를 극복하고 중산층을 키운다는 게 정부가 내세운 정책 방향이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지난 22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發)로 "추경 편성을 포함해 재정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나온 배경도 양극화 타개다. 추경은 양극화 타개를 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반론적인 언급'이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하지만 때이른 추경 언급은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었다. 국회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 중이다. 법정 처리 기한은 12월2일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내년 추경 가능성이 언급되자 '의도'에 관심이 쏠렸다. 내년 초에 추경을 편성하자는 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이 부실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다.
결국 대통령실이 "추경에 대해선 논의한 바도, 검토한 바도, 결정한 바도 없다"고 밝히면서 추경설은 일단락됐다. 기재부 역시 대통령실보다 앞서 "내년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 속에서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번에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8월 내년 본예산을 편성할 때까진 건전재정에만 매달렸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은 3.2%다. 이는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4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특히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 증가율은 0.8%에 그쳤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로 묶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올해 3분기 성장률은 한국은행의 전망치(0.5%)에 크게 못 미치는 0.1%다. 더딘 내수 회복세에 순수출 기여도까지 떨어졌다. 각 기관들은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의 증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출범이라는 불확실성까지 생겼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2%p, 0.1%p 하향 조정한 2.0%로 제시했다.
한은은 오는 28일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기존 전망치는 2.1%다. 하향 조정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심은 한은의 전망치가 1.9%까지 내려갈지에 쏠린다. 상당수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1%대 저성장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다양한 정책 방안을 고심 중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당정협의회에서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정책 기조 변화 움직임 등 대외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경제 여건이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민생경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