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참배' 전력…추도식 아닌 보고회?

<앵커>

일제 강점기 조선 노동자들이 강제 동원됐었던 일본 사도광산에서, 모레(24일) 추도식이 열립니다.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약속했던 행사입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그 행사에 참석한다고 발표한 차관급 인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걸로 드러나, 유족들이 참석하는 추도식에 오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첫 소식, 도쿄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정부는 모레 사도광산 추도식에 정부 대표로, 이쿠이나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차관급으로, 재작년 참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쿠이나 정무관은 이달 출범한 이시바 2차 내각에서 외무성 정무관에 임명됐습니다.

80년대 인기 아이돌 출신으로 의원 당선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선거 전 후보자 설문조사에선 징용과 위안부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쿠이나/외무성 정무관 : 한국, 중국과는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일본이 말해야 할 것은 확실히 말하겠습니다.]

사도광산 추도식이 강제 징용된 조선인 추모자리라는 점에서, 올바른 과거사 인식에 어긋나는 행보를 해왔던 인사가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 대표로는 박철희 주일대사가 참석합니다.

또 공식 명칭인 '사도광산 추도식'부터 추도 대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데다, 추도식 참석 한국인 유족 경비를 일본 정부가 한 푼도 부담하지 않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족 11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체류비와 교통비 등을 우리 정부가 모두 부담합니다.

과거 유해 봉환식 등 행사에서는 일본 정부가 일부 또는 전액을 부담했습니다.

모레가 추도식인데 추도사 내용과 식순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고, 보고회로 성격을 규정한 니가타현 지사의 발언도 논란입니다.

[하나즈미/니가타현 지사 :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이 되었습니다'라고 지금까지 관련된 분들에게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자칫 일본의 성의 없는 맹탕 추도식에 들러리만 서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문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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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nj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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