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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뒤처지는 韓 슈퍼컴퓨터 경쟁력…네이버 '세종' 15단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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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네이버 '세종', 카카오와 근소한 차이

이번 조사서 韓 성능 순위 대부분 하락

국가 주도 슈퍼컴퓨터 구축 정부 예산도 적어

아주경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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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구축한 슈퍼컴퓨터 '세종'의 글로벌 순위가 15단계 하락했다. 국내 최고 슈퍼컴으로 꼽히지만, 최근 조사에선 카카오 슈퍼컴과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슈퍼컴퓨터 순위 톱500(TOP500)에서 네이버 '세종'이 40위를 기록했다. 직전 순위보다 15계단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톱500은 매년 상반기 독일, 하반기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공개된다. 전세계 슈퍼컴퓨터 가운데 1초에 몇 번 연산을 하는 지를 기준으로 상위 500대의 순위를 매긴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협력한 네이버 세종의 연산 능력은 최대 32.97페타플롭스(PF)다. 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수학 연산 처리 속도를 뜻한다. 현재까진 국내 최대 성능의 슈퍼컴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슈퍼컴 성능 향상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세종의 성능은 지난 1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순위 22위를 기록했을 당시의 성능과도 같다. 이에 반해 카카오클라우드의 슈퍼컴은 6개월만에 연산 능력을 끌어올리며 41위로 올라섰다. 슈퍼마이크로와 협력한 카카오클라우드의 슈퍼컴의 연산 능력은 최대 32PF로 네이버 세종(32.97PF)과 별 차이가 없었다. 직전에는 21.21PF였다.

AI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슈퍼컴퓨터 성능 확보가 핵심 요소다. 신약개발, 유체역학 등 미래 과학기술 연구는 물론, 최근에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슈퍼컴퓨터가 국가와 기업의 기술 역량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평가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슈퍼컴퓨터 성능 향상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도권 확보가 치열하다. 이번에 새롭게 1위에 오른 미국의 엘 캐피탄 성능은 1.742엑사플롭스(EF)로 1초에 174.2경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2위와 3위에 오른 프론티어, 오로라에 이어 세 번째 엑사스케일 컴퓨터가 됐다. EF는 PF보다 1000배 이상 빠른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전 세계에서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보유 국가는 미국 뿐이다. 다만, 중국이 2017년과 202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를 공개했던 만큼, 비공식적으로는 중국도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슈퍼컴퓨터 경쟁력은 갈수록 뒤처지는 추세다. 톱500 순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SSC-21은 32→48위 △기상청 '구루'는 58→73위 △기상청 '마루'는 59→74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75→92위로 나타났다. NHN클라우드의 슈퍼컴은 톱500에 98위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국가 슈퍼컴 누리온 성능은 한 때 세계 10위권에 올랐으나 현재는 90위권으로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지난 2018년 상반기 누리온 구축 이후 정부 주도의 슈퍼컴 구축 프로젝트가 없었을 뿐더러 다른 국가와 비교해 예산도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3대 엑사스케일 슈퍼컴에 14억달러(1조9481억원)를 투입했고, 일본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4대 엑사스케일 슈퍼컴 구축에 약 6억5000만달러(9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에선 최근 누리온보다 23배 이상 빠른 슈퍼컴 6호기 사업비를 4483억원으로 책정했다.

아주경제=박진영 기자 sunlight@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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