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신예은/엔피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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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정년이' 신예은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를 보내는 헛헛함을 드러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 출연 배우 신예은 인터뷰가 진행됐다. 극에서 신예은은 정년이의 라이벌인 허영서를 연기해 큰 호평을 받았다.
신예은은 가족들과 마지막회를 시청하다가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원래 드라마를 마치면 잘 보내주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이상하게 마냥 후련하지 않고 감정이 이상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드라마 엔딩장면이 '커큰콜'이었는데 눈물이 나더라, 울면서 봤다, 가족들도 이번에는 '울어라'라고 해주더라"라며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 소리가 공연이 끝나는 기분이라 그랬던 것 같다, 그 박수가 시청자들의 박수였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고. 신예은은 "작품을 하며 너무 어려웠고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면서도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작품이 끝나고 나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연습해서 아쉬움이 안 남는다, 다른 배우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년이'는 방송 이후 최고 16.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대해 신예은은 "작품이 너무 좋으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겠다는 생각은 했다"라면서도 "모든 결과는 내가 결정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면 어떤 결과도 받아들인다는 마음이라 (시청률을) 크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좋은 결과가 나와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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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지만, 신예은은 이를 참고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신예은은 "기본적인 정보는 봤지만 전체를 보진 않았다, 웹툰 인물 안에 갇히면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나만의 허영서를 만들고 싶기도 해 대본에 집중했다"라며 "이젠 드라마가 끝났으니 원작을 볼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원작 팬들은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드라마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예은은 "아직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원작은 원작만큼의, 드라마는 드라마만큼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사견을 전했다.
신예은은 "처음 대본을 보고 영서에 너무 공감됐다, 영서를 보면서 '정년이처럼 자신 있게 즐기면서 연기한 순간이 있었을까, 나는 영서일까 정년이일까'를 고민해 보기도 했다, 실제 나는 영서에 가깝다, 오랜 시간 예술을 하던 나로선 흥미롭게 다가온 인물"이라며 "배우로서는 영서가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으니 나라는 사람의 한계가 없다는 걸 드라마 안에서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어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얘가 '런닝맨'의 걔였어? '더 글로리' 연진이였어? 하고 하시는 게 좋았다"라며 미소 지었다.
허영서를 연기하며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신예은은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 서울깍쟁이 같은 영서의 말투를 살려야 했는데 부자연스러우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또 평소에 긴 생머리를 하고 다니는 영서가 남역을 맡았을 때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되더라"라며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을 만들어가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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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서는 윤정년의 라이벌로, 까칠한 모습 때문에 초반에는 '빌런'처럼 비치기도 한다. 신예은은 "영서는 '더 글로리' 연진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영서는 가면을 쓴 아이이고 실제로 나쁜 아이는 아니다, 혹여 연진이의 악함이 영서에 보이지 않을까 싶어 그런 부분을 신경 썼다"라며 "회가 지나면서 영서가 '왜 착해졌지' 하는 분들도 있는데 엄마와의 갈등, '너도 너로 살라'는 정년이의 말 등 그런 포인트들이 영서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 그릇이 넓어진 게 아닐까"라고 했다.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다는 후문이다. 신예은은 "한국무용을 배우면서 기본자세부터 치마 잡는 법, 겨드랑이는 어느 정도 벌려야 하는지 등 사소한 것까지 다 배웠다, 1년 정도 연습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판소리도 배웠는데 나와 태리 언니는 곡이 많아서 1주일에 3~4번 중점적으로 레슨을 받았다"라며 "처음엔 남자 목소리 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나중엔 굳이 힘 안 줘도 그 소리가 난다고 해서 신기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꽃 피운 게 바로 방자 연기. 신예은은 "'춘향전'의 방자는 정말 오래 연습했던 것 같다, 채찍을 들고 다니면서 연습하는 공간만 있으면 계속 반복 연습했는데 나중에 지인들이 드라마를 보고 '왜 그렇게 이상한 줄을 들고 다니나 했더니 그랬구나'라고 하더라, 촬영을 하면서도 그렇게 떨린 적은 처음이었다"라며 "배우들과 모여서 2회를 같이 봤는데 너무 잘했다고 박수쳐줘서 '진짜요?'라고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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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신예은은 "영서의 성장과 내 성장이 비슷하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열심히 하면 다른 건 다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영서의 대사 중에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딨어, 나는 백만 시간 천만 시간을 들여서라고 할 거야'라는 게 있는데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 나는 노력이 재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대사를 듣고 위로받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다, 세상의 모든 허영서를 응원한다"라고 했다.
결말 이후 허영서는 어땠을까. 신예은은 "영서는 소리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시대의 새로운 소리꾼들을 만들어내는 명창이 아니었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정년이'에서 신예은이 가장 추천하는 장면은 무엇일까. 신예은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아사달' 오디션 장면이다, 하지만 아직 드라마를 안 보신 분들이 딱 한 장면만 봐야 한다면 '방자전'을 한 그 장면을 추천하겠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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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김태리와 호흡은 어땠을까. 신예은은 "태리 언니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정말 배우 같고 가진 게 많다 싶어 부럽다, 그런데 언니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정말 너무 큰 노력을 한다, 끝이 없다고 해야 할까, 밥을 먹으면서도 머릿속으로 연기 연습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니와 함께하면서 연기를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 좋아하게 됐다"라며 "일단 직진하고 보는 그 자신감과 용기가 정년이를 닮은 것 같다 부럽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태리 언니는 내 롤모델 같은 존재여서 진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라고 전했다.
다른 배우들과도 친하게 지냈다고. 신예은은 "우다비는 학교 후배이기도 해서 내가 장난을 쳤다, 우리 둘이 있으면 온달과 평강 같냐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혜랑이 언니는 성격이 너무 대인배 같다고 해야할까, 성격이 너무 좋아서 편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탐나는 역으로는 문옥경을 꼽으며 "너무 멋졌는데 내가 도전할 수 있을까 싶다, 은채 언니만의 매력이 담겼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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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에게 '정년이'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배우의 삶에서 한계 없이 다양하게 도전해 볼 수 있는 그런 시기에 만난 작품이 아니었을가, 나도 몰랐던 내 얼굴을 발견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정년이'를 계기로 여성 국극에 대한 관심 역시 가져주길 바랐다.
한편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가난했지만 낭만이 있던 시대,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다. 지난 17일 종영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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