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경찰, 즉시 퇴출시킨다…동승만 해도 ‘방조’ 중징계

지난 4월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울톨게이트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고속도로 음주운전 및 체납 차량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앞으로 경찰관이 차량을 갖고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곧바로 경찰에서 퇴출당한다. 경찰청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 개정안이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의결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경찰관의 주요 비위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단 게 목적이다. 개정안을 보면 앞으로 경찰관은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마약이나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등에 직접 연루될 경우 파면·해임 등 고강도 징계를 받게 될 방침이다. 국민을 지켜야 하는 경찰관이 오히려 해당 범죄를 저질렀을 때 더욱 무겁게 처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음주운전에 연루됐을 때 받는 징계도 최소 감봉에서 정직으로 기존보다 강화된다. 술자리에 차량을 갖고 갔다가 음주운전을 한 경우에는 사실상 음주운전 예비 행위로 간주한다. 음주 운전 차량에 함께 타고만 있었더라도 방조로 정직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 측정에 불응하거나 도주,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의 법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시도만 하더라도 최소 해임 이상 처분으로 경찰 신분을 박탈하게 했다.

성폭력에 대한 징계양정기준도 상향됐다. 그동안은 처벌로 이어지지 않은 성폭력에 대해선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형 기준이 낮았다. 앞으로는 성폭력 행위만 인정되면 수사 여부와 상관없이 중징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칙이 개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경찰 비위에 대해 더욱 강력한 경각심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국 경찰관 징계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각종 비위로 징계 처분이 내려진 경찰관은 1450명에 달한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청렴도 평가에서 경찰청은 중앙행정기관Ⅱ(차관급‧21개 기관) 분야에서 문화재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가장 낮은 4등급을 기록했다. 해당 평가는 5등급까지 있지만 지난해는 5등급에 해당하는 기관이 한 곳도 없어 4등급이 사실상 최하위권이었다. 경찰청은 2020년 4등급, 2021년 5등급, 2022년 4등급으로 매년 청렴도 순위 최하위권에 자리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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