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니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연구원, 텔레그래프 기고
"트럼프 복귀 확정 이후 뒤늦게 결정적 행동 취해"
[히로시마=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제한을 해제한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이 실기(失期)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해 5월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의 우크라이나 관련 실무 세션 참석에 앞서 걷고 있는 모습. 2023.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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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제한을 해제한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이 실기(失期)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인 새뮤얼 라마니는 17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청신호(green light)는 우크라이나에 너무 약하고 너무 늦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삭감하겠다고 약속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뒤늦게 결정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평했다.
앞서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외신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 심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처음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사거리가 190마일(약 300㎞)에 달하는 미 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ATACMS·에이태큼스) 사용을 허가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수복을 돕기 위해 자국군을 파병한 데 대한 대응 조치다. 북한군 파병 규모는 1만20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간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그 사용 범위를 우크라이나 국경 안이나 국경 일대 일부 지역으로 제한해 왔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목표물에 사용할 수 없다면 무의미한 것이라며, 이른바 '승리 계획'을 제안하는 등 설득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며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았었다.
이처럼 유보적 입장을 취하던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인 데 대해, 라마니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획기적인 외교적 승리"라고 평하면서도 "이것이 과연 분쟁 향방을 바꿀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라마니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이후 뒤늦게 내려진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내년 1월20일)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 종식시킬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현재 전선을 동결해 1300㎞에 달하는 비무장지대(DMZ)를 설치하겠다거나,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20년 유예하겠다는 등의 종전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에 비(非)우호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전황을 바꾸기에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라마니 연구원의 지적이다.
그는 지금이라도 미국이 러시아 심부(深部)를 타격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이 "점점 더 암울해지는 최전선 위치에 즉각적인 이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내년 북한군 추가 모집을 어렵게 할 수 있고, 러시아의 하르키우주 동부 주요 병참 및 철도 허브인 쿠피얀스크 점령을 막아낼 수 있다, 17개 공군 기지와 최소 250개의 주요 군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선 전황을 바꾸기에 너무 늦을 수 있다고 라마니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다가오면서 미국은 마침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완전히 결집하고 있다"며 "유망한 전환점이지만 우크라이나에는 너무 약하고 너무 늦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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