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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포스트 류현진' 못 키우면 LA 올림픽 본선행 어림도 없다…류중일호가 확인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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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야구가 선발투수 자원 부족을 절감하면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주축 선수들의 기량 향상 없이는 오는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물론 2028년 LA 올림픽 본선 진출도 쉽지 않다는 냉혹한 현실을 확인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2024 WBSC 프리미어12 슈퍼 라운드(4강) 진출 좌절이 확정됐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 라운드행 티켓을 어떤 경우에도 손에 넣을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이날 대만이 호주, 일본이 쿠바를 꺾는다면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호주와 쿠바의 선전을 기원했지만 기적은 없었다.

대만은 막강한 화력을 뽐내면서 호주를 11-3으로 완파하고 슈퍼 라운드 무대를 밟게 됐다. 일본은 쿠바에게 고전하기는 했지만 7-6 진땀승을 거두고 B조 1위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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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13일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 3-6 패배, 14일 쿠바와 2차전 8-4 승, 15일 일본과 3차전 3-6 패, 16일 도미니카 공화국전 9-6 승리로 이번 프리미어12 2승 2패를 기록 중이다. 18일 호주와 최종전을 승리하고 대만이 쿠바에게 패해 조별리그 전적 3승 2패로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승 규정에 따라 2위로 올라설 수 없다.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 슈퍼 라운드 진출 실패에도 분명한 소득이 있었다. 박성한(SSG 랜더스)이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 위치를 확고히 했고, 박영현(KT 위즈)은 새로운 대한민국 수호신의 등장을 알렸다.

'슈퍼스타'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맹타도 팬들에게는 큰 위안이 됐다. 쿠바전에서 멀티 홈런, 대만전에서 멀티 히트로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자의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현재 한국 야구의 한계도 뚜렷하게 확인했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투구 내용이 아쉬웠다. 지난 17일 도미니카 공화국전까지 5이닝 이상 책임져 준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가장 마음이 무겁고 아팠을 선수는 고영표(KT 위즈)다. 대만전에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2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탈삼진 2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불펜진이 3회부터 8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대만 타선을 봉쇄한 점을 감안하면 고영표의 난조가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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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들 중 유일하게 제 몫을 해준 건 곽빈(두산 베어스)이었다. 지난 14일 쿠바를 상대로 4이닝 3피안타 5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다만 5회부터 힘이 빠진듯 제구 난조 속에 무사 1·2루에서 교체된 게 옥에 티였다.

지난 15일 일본전 선발투수로 나선 좌완 영건 최승용(두산 베어스)은 1⅓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 16일 도미니카 공화국전 선발투수로 출격한 임찬규(LG 트윈스)는 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뒀을 때를 돌아보면 1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져 주는 선발투수들의 존재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구대성,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서재응, 박찬호가 기둥 역할을 해줬다.

한국 야구 역사의 황금기를 열어젖힌 2008 베이징 올림픽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캐나다와의 조별리그 완봉승, 쿠바와 결승에서 8⅓이닝 2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김광현(SSG 랜더스)은 일본과 조별리그 5⅓이닝 1실점, 준결승 8이닝 2실점 호투로 '일본 킬러'의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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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에서는 봉중근이 있었다. 4경기(3선발) 17⅔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1로 대회를 지배했다. 일본전에만 3차례 선발등판해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2015 프리미어12의 경우 장원준과 김광현, 이대은이 준수한 투구를 해준 가운데 정우람, 차우찬, 조상우 등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들이 힘을 내면서 초대 우승국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9년이 흐른 현재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확실하게 '에이스'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가 마땅치 않다.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대만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금메달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부상과 부진으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한국은 여기에 올 시즌 다승왕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한 손주영(LG 트윈스)이 프리미어12 직전 부상으로 낙마하는 불운까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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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음 국제대회다. 2년 뒤 열리는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물론 LA 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릴 것이 유력한 2027 프리미어12가 걱정이다.

한국은 이번 2024 프리미어12에서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타자들이 생소한 투수들을 상대로 분발했지만 투타 조화 없이는 승리가 쉽지 않았다.

결국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국제용 투수의 가능성을 보여준 곽빈을 비롯해 이의리(KIA 타이거즈), 구창모(국군체육부대) 등 부상으로 재활 중이거나 군 복무 중인 선수들, 문동주와 손주영 등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제 한국 야구의 당면 과제는 LA 올림픽 전까지 탄탄한 대표팀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는 길이다. '포스트 류현진'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4년 후 미국으로 향하는 길이 막힐 수밖에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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