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보며 임지연에 미안했다"
김대우 감독이 '히든페이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간중독'으로 사랑받은 김대우 감독이 새 작품 '히든페이스'로 돌아온다. 김 감독은 '히든페이스' 속 박지현이 '초라한 노출'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박지현 특유의 자기애와 자신감 덕분이었다.
김대우 감독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히든페이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밀실 스릴러다.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은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게 된다.
김 감독은 2014년 개봉한 '인간중독'으로 호흡을 맞췄던 송승헌 조여정과 '히든페이스'로 재회하게 됐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배우들은 크게 발전했다. 김 감독은 "송승헌 같은 경우에는 '이제 드디어 때가 됐다' 싶었다. 어깨에서 많은 짐을 내려놓은 듯했다. (영화에) 그런 모습을 꼭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여정에 대해서는 "아직 감추고 있는 매력이 많다. 발현되지 못한 면을 끌어내 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지현은 송승헌 조여정과 함께 '히든페이스'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박지현과 관련해 "미주는 노출이 있는 배역이다. 노출을 할 때 '내가 노출 영화에 나온다'는 느낌을 가지면 형편없이 초라하게 된다. '이건 내가 갖고 있는 나만의 위상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배우는 초라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바라본 박지현은 자기애와 자신감이 느껴지는 배우였다. 김 감독이 박지현과의 만남 후 "다른 미팅은 취소하자"고 말했던 이유였다.
김 감독은 배우의 외적 부분과 관련해 과한 디렉션을 주는 유형은 아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하늘에 맡긴다. 배우도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운이, 그리고 컨디션이 맞아야 한다. 배우한테 스트레스를 주면 오히려 주눅이 들지 않나. 그래서 몸매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배우가 지나치게 굶고 있으면 음식을 먹을 것을 권하기도 한단다.
김대우 감독이 그간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김 감독조차 송승헌의 뜻은 꺾지 못했다. 송승헌은 물과 견과류를 먹으며 캐릭터의 비주얼을 만들어 나갔다. 김 감독은 "'(송승헌이)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그런데 목욕 신 같은 걸 보니 '저기서 배가 나오고 군살이 있으면 그것도 곤란했겠다' 싶더라. '이래서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임지연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임지연은 과거 김 감독과 '인간중독'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 감독은 "'더 글로리'를 보는데 미안하더라. '저런 배우를 ('인간중독'에서) 그 정도밖에 못 뽑아줬구나' 싶었다. (임지연이) 시사회에 왔는데 '미안하다'고 했다. ('인간중독' 때) 신인이라 생각해 조심조심 대했던 것 같다. (임지연에게) 더 부탁했으면 더 나왔을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지연은 독보적인 여배우다. 악역으로 주인공 하는 게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임지연과 관련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배우의 부모님이 봤을 때 수치스럽거나 자녀가 걱정될 만한 부분은 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봐도 '우리 딸 너무 아름답다' '우리 아들 너무 멋지다' 같은 말이 나와야 한다고 믿는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여배우 부모님이 꽃다발을 주는 순간에 유일하게 우는 것 같다. 시사 때 두 번 받아봤는데 눈물이 나더라. '내가 부모님을 엄청 신경쓰고 있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꽃다발을 건넸던 사람은 임지연과 조여정의 부모님이었다. 김 감독의 소신을 담은 새 작품이 관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히든페이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