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이탈리아 피겨 선수, 오겜 OST 맞춰 연기…관중들 손뼉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의상을 입고 출전해 연기를 펼친 이탈리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라라 나키 구트만. 연합뉴스

한국이 제작해 선풍적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주제로 연기한 이탈리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쇼트프로그램 2위에 올랐다. 16일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한 라라 나키 구트만(22)은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경비병으로 분장해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쳤다.

구트만은 드라마 속 경비병들의 유니폼을 본떠 만든 의상을 입고 은반 위를 누볐다. 의상은 검은색 바탕에 분홍색 선으로 디자인했고, 드라마에 나오는 네모와 세모, 동그라미 문양으로 포인트를 줬다. 그가 맞춰 연기한 음악도 ‘오징어게임’ 사운드트랙(OST)이었다. 그가 은반 위에 오르자 섬뜩한 목소리의 한국어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졌다. 구트만은 이어 드라마에 나오는 인형 '영희'라도 된 듯, 고개를 돌리며 연기를 시작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경비병으로 분장한 이탈리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라라 나키 구트만. 연합뉴스

구트만은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더블 악셀, 트리플 러츠 등 고난도 기술을 두루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은 구트만에게 기술 점수(TES) 36.14점, 예술점수(PCS) 30.92점, 총점 67.06점을 줬다. 67.87점을 얻은 일본 대표 요시다 하나에 이어 2위였다. 경기를 마친 구트만은 인터뷰에서 "관중들은 프로그램 시작부터 손뼉을 쳤고, 내게 많은 에너지를 줬다"며 "이는 내게 동기부여가 됐으며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 피겨 국가대표로 이날 경기에 출전한 윤아선(수리고)은 총점 63.16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메달이 결정되는 프리스케이팅은 17일 새벽에 열린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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