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특정 구청장·시장 공천도 관여”

“도당위원장 민원 요청, 내가 거부

당선자가 공천 상의할 수는 있어”

언급 사례 김태우·포항시장인 듯

개혁신당 이준석(사진) 의원은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의 2022년 6·1 지방선거 공천에 특정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관여했으나 자신의 반대로 관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특정 시장·구청장 후보자 공천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 (윤 대통령이) 저에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 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을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주는 게 좋지 않으냐 말씀하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선인은 저에게 ‘시도당위원장 하라는 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제가 당선인에게 ‘그것은 시도당위원장이 오히려 문제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고, 저랑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의 뜻이 일치한다’고 얘기해서 그 뜻을 돌려세웠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이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당대표랑 대선후보 또는 당선자랑 공천 상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이 언급한 사례는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 공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구청장은 단수공천을 받았고, 포항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었던 박성중 전 의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세계일보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검찰이 2022년 5월9일 이 의원이 명태균씨에게 “윤 당선인이 김영선은 경선을 해야 한다더라”라는 취지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 이 의원은 “저는 메시지가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병관·유지혜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