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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KIEP, 2025년 세계성장률 3.0%로 하향… “트럼프 2기 대중국 관세 인상, 1기보다 빠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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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하향한 3.0%로 예측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심화, 중국 경제성장 충격 등은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 내릴 하방요인으로 제시됐다. 현재 140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관련 당분간은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겠지만, 향후 경기둔화에 우려로 미국이 정책수위 조절과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원화 약세는 점차 완화될 전망이라고 KIEP는 내다봤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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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KIEP는 내년 세계경제 전망의 특징을 ‘강화되는 트럼피즘, 심화되는 성장격차’로 잡고,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3.2%) 대비 0.2%포인트 하향 3.0%로 전망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의미하는 ‘트럼피즘’이 득세하면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성장 우위를 지속하겠지만 중국·유로지역 등은 성장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KIEP는 이에 내년 미국은 성장률은 종전(1.7%) 대비 0.4%포인트 오른 2.1%로 올려 잡았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감세조치가 빠르게 시행될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 반면 중국은 트럼프 귀환에 따른 추가 관세 도입과 대중 제재로 내년 성장률이 종전(4.5%)보다 0.4%포인트 낮은 4.1%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 지역도 1.6%에서 1.3%로 하향 조정했고, 일본은 1.0%로 종전 전망을 유지했다.

KIEP는 내년 세계경제의 하방요인으로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심화’를 첫 손에 꼽았다. KIEP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 부과, 모든 해외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20% 부과 등을 예고한 만큼 관세 인상에 따라 세계교역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미국의 대중 관세의 경우 과거(트럼프 행정부 1기)에는 시차를 두고 실시됐는데, (2기에서는) 오히려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다”면서 “보편관세는 협상카드로 사용하다가 물가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고, 조금 안정화된다고 하면 내년보다는 내후년 쪽이 훨씬 더 확률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KIEP는 만일 미국의 관세인상 조치 이후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미국의 추가적인 대응관세 인상이 이어질 경우 세계 교역이 급락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대내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중국이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중 견제 확대라는 악재까지 받게 돼 향후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KIEP는 “내부적인 이슈와 더불어 미국의 대중 견제에 따른 교역 부문에서의 타격까지 더해진다면 성장률 급락과 금융 시스템 위기로 이어져 무역 및 금융 경로를 통해 (중국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위기가 아시아 역내에 머무르지 않고, 대중 중간재 및 원자재 수출국까지 무역 경로를 통해 전파될 것이며 위안화 절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KIEP는 이와 함께 통화정책 전환기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실질부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점도 우려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향후 감세 정책, 관세로 인한 수입물가 인상 등에 따라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본에서도 물가와 성장 향방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KIEP는 “금리인하가 진행되고 있으나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 이자율은 여전히 높아 실질 부채 부담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앤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은 자본 유출입에 취약한 신흥국들에서 금융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EP는 향후 원·달러 환율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원화약세가 이어지겠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구체적인 정책이 드러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차츰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 추진기대로 당분간 강달러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경기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 특히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환율 압박이 강화될 수 있어 이런 것이 전개될 경우 강달러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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